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스파이더 사춘기’라는 톰 홀랜드의 아이디어부터 역대 스파이더맨의 흔적을 담은 새로운 슈트, 뉴욕의 질감과 리듬을 살린 공간까지.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곳곳에는 새로운 스파이더맨을 완성하기 위한 배우와 제작진의 고민과 노력이 담겼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사건으로 모두에게 잊힌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가 자신의 정체를 기억하는 의문의 적의 등장과 DNA 변이로 통제 불가능한 힘을 얻으며 더 깊은 혼란에 빠진 가운데,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위협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뒤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개봉 13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군체’(595만2,602명)를 제치고 올해 전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라섰고, 이날까지 누적 관객 수 609만1,016명을 기록했다.
이번 작품은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진 뒤 홀로 남겨진 피터 파커의 새로운 시작을 그린다. 가족도 친구도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전과 다른 성장통을 겪는 것은 물론, DNA 변이로 자신의 힘조차 통제하기 어려워지며 전에 없던 변화를 맞는다. 제작진 역시 새로운 능력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사람으로서 변화해 가는 피터 파커의 모습에 무게를 뒀다.
◇ 톰 홀랜드가 꺼낸 ‘스파이더 사춘기’
새로운 피터 파커를 만들어가는 과정에는 톰 홀랜드의 아이디어가 적극 반영됐다. 앞선 시리즈를 통해 피터 파커와 함께 성장해 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시나리오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2주에 한 번씩 제작진을 만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시도하고 싶은 것들을 논의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갔다.
그가 처음 꺼낸 아이디어는 이른바 ‘스파이더 사춘기(Spider-Puberty)’였다. 피터 파커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한다면 어떨까 하는 발상이었다. ‘스파이더 사춘기’라는 이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핵심 아이디어는 남았다. 이는 DNA 변이로 힘을 통제하지 못하게 된 이번 작품 속 피터 파커의 설정으로 발전했다.
톰 홀랜드의 적극적인 참여는 액션에서도 이어졌다. 가능한 한 모든 스턴트를 직접 소화하고자 했는데, 그중에서도 스파이더맨을 상징하는 웹스윙 장면을 구현하는 데 공을 들였다. 공중을 질주할 때 몸에 전달되는 물리적인 반동까지 살리기 위해 액션을 세밀하게 설계했다. 여기에 피터 파커의 감정 변화가 움직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며 달라진 캐릭터를 표현했다.
◇ ‘삼스파’의 흔적을 한 벌에
새로운 슈트에도 지난 시리즈의 흔적이 담겼다. 데스틴 크리튼 감독과 제작진은 전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성사된 세 스파이더맨의 만남에서 영감을 받아 이번 슈트를 제작했다. 토비 맥과이어 버전의 입체적인 거미줄 패턴과 앤드류 가필드 버전의 슈트 디테일에 톰 홀랜드만의 감성을 더했다. 서로 다른 시대를 대표한 세 스파이더맨의 특징을 하나의 슈트에 녹여낸 것이다.
데스틴 크리튼 감독은 소년 시절의 피터 파커를 떠올리며 초기 스파이더맨의 감성을 살리는 데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단순히 디자인에 변화를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손에 잡힐 듯한 원단의 질감부터 움직임에 따라 생기는 주름까지 세세하게 구현하며 현실감을 더했다.
◇ ‘스파이더맨의 도시’ 뉴욕을 구현하다
스파이더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뉴욕 역시 제작진이 공을 들인 부분이다. 데스틴 크리튼 감독은 뉴욕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캐릭터와 서사를 잇는 공간으로 바라봤다. 그는 뉴욕을 “스파이더맨을 추동하는 거대한 엔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찰스 우드는 뉴욕 도심을 구현하기 위해 직접 현지를 찾아 도시 특유의 질감과 리듬을 살폈다. 특히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지상과 일반 대중의 발길이 닿지 않는 도심 상공의 대비에 주목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디테일을 살린 뉴욕 세트를 완성하며 스파이더맨이 활약하는 공간에 생동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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