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롯데 꼴 나나"…'우승 후보' LG, 3위 추락 속 벼랑 끝 위기 [유진형의 현장 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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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들이 후반기 계속된 부진에 허탈한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전반기 막판까지 선두 자리를 지키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하던 LG 트윈스의 분위기가 썰렁하다. 삼성과의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부터 KT를 만나며 후반기 시작과 함께 이어진 연패와 부진 속에 LG는 어느덧 3위까지 추락했다. 후반기에 치른 16경기에서 3승 1무 12패다.

문제는 순위표에 찍힌 숫자다. 선두와의 격차는 어느새 6경기 차로 벌어졌다. 반면 턱 밑까지 치고 올라온 5위와의 격차는 단 2경기 차에 불과하다. 자칫 방심하면 가을야구 턱걸이조차 장담할 수 없는 벼랑 끝 위기다. 그라운드 위 전력 과부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선발 투수진이 조기에 무너지면서 과부하가 걸린 불펜 투수들이 일주일에 4일씩 마운드에 올라오는 기이한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마운드 위 투수들의 어깨는 무거워지고,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바라보는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시름도 깊어만 간다.

LG 염경엽 감독이 개편된 코치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LG의 붕괴된 마운드가 키움을 상대로 6회까지 16실점을 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기록과 수치 역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 LG는 리그 최강의 마운드와 타선을 자랑했다. 팀 평균자책점은 3.79로 리그 3위를 기록했고, 타선 역시 조정 득점 창출력(wRC+) 118.7을 찍으며 리그에서 가장 폭발적이고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후반기 들어 드러난 수치는 처참하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7.48로 최하위고, 팀 평균자책점도 4.80대까지 치솟으며 마운드 잔혹사를 쓰고 있다. 또한 주전 야수들의 부진도 심각하다. 주전들의 팀 wRC+ 역시 90대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마운드의 균열과 타선의 빈곤이 수치로 증명되며 팀 전체가 악순환의 늪에 빠진 모양새다.

이 같은 LG의 급격한 추락은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의 비극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 역시 시즌 초중반까지 기세등등하게 선두권을 달리며 부산 팬들을 열광시켰지만, 여름철 선발진 붕괴와 과부하 된 불펜, 타선의 동반 침체로 인해 거짓말처럼 추락하며 결국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잠실구장 그라운드 온도가 40도를 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다행히 LG에게 반등의 열쇠가 되어줄 수 있는 뜻밖의 비상구가 열렸다. 사상 초유의 가마솥더위로 인해 5일과 6일 경기가 폭염 취소 처리된 것이다. 쉼 없이 달리며 혹사를 당했던 불펜 투수진에 가뭄의 단비 같은 휴식이 주어진 셈이다. 벼랑 끝에 선 LG로서는 이번 취소 결정이 과부하 걸린 마운드를 재정비하고 붕괴된 밸런스를 바로잡을 수 있는 귀중한 골든 타임이 됐다.

한때 압도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왕좌를 지키던 굳건한 기세는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걸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잔인한 여름의 한복판에서 얻어낸 이틀간의 값진 휴식이다. LG가 과연 지난해 롯데가 겪었던 비극의 잔상을 털어내고 반등의 열쇠를 찾을 수 있을지, 잠실구장을 감도는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팽팽하다.

[후반기 부진에 빠진 LG 트윈스 / 잠실 = 유진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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