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초자연적 공포 영화로 한 여름 열대야를 쫓는다.
1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되는 EBS 1TV <세계의 명화> 시간엔 히치콕 감독의 '새(The Bird, 1963)'가 안방을 찾아간다.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63년작 '새'는 재난 영화와 호러 스릴러의 경계를 허문 영화사의 불후의 명작이다.
한 한가로운 바닷가 마을에 느닷없이 밀려든 새 떼의 습격을 그린 이 작품은, 괴물이나 유령이 아닌 ‘일상 속 흔한 자연’을 공포의 대상으로 전환하며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불안감을 선사했다.
'새'는 단순히 조류의 공격을 다룬 특수효과 영화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이 구축한 정교한 문명과 안전지대가 자연의 예측 불가능한 폭력성 앞에 얼마나 무력하게 무너지는 가를 히치콕 특유의 치밀한 카메라 워크와 미장센으로 파헤친 심리 스릴러다.
히치콕 특유의 스릴러를 만끽할 수 있는 영화 '새'의 감상 포인트 네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음악을 없애고 채운 '음향 효과의 스릴'이다
영화 전체에 단 한 줄의 정식 배경음악(OST)도 쓰이지 않았다. 대신 히치콕은 전자 악기인 트라우토니움(Trautonium)을 활용해 새들의 불길한 날갯짓, 날카로운 울음소리, 바람 소리를 정교하게 합성해냈다. 음악의 부재가 오히려 현실적인 정적과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둘째, 점층적 서스펜스의 정수인 정글짐 씬이다.
초등학교 마당 정글짐 장면은 영화사상 가장 뛰어난 편집 기법으로 꼽힌다. 주인공 멜라니가 담배를 피우며 기다리는 동안, 그녀의 뒤편 정글짐에는 한 마리씩 까마귀가 내려앉는다. 관객은 불길한 징조를 보지만 주인공은 알지 못하는 '정보의 불균형'을 이용해 극한의 서스펜스를 연출했다.
세쩨는 상징성과 맥거핀(MacGuffin)의 활용이다.
새들이 왜 인간을 공격하는 지에 대한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원인의 부재 자체가 관객에게 더 큰 불안을 안긴다. 새들의 습격은 인간 간의 미묘한 갈등, 혹은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자연의 무차별적인 경고로 해석되며 영화적 여운을 더한다.
영화에서 맥거핀(MacGuffin)은 줄거리 전개 상 매우 중요한 것처럼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의미나 실체가 없는 장치를 말한다. 히치콕이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대중화됐다.
네째, 1960년대 특수효과의 혁신과 미장센이다.
당시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제 훈련된 새들과 정밀한 애니매트로닉스 (Animatronics), 그리고 옐로 스크린 매트 기법 (Yellow Screen Matte Technique)을 결합했다.
애니매트로닉스 (Animatronics)는'애니메이션(Animation)'과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의 합성어로, 로봇 공학 기술을 이용해 만든 움직이는 모형(로봇)이다. 동작 원리는 내부의 전동 모터, 유압, 혹은 와이어 장치를 이용해 기계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깃털과 가죽을 덮어 진짜 새처럼 보이도록 제작했다.
옐로 스크린 매트 기법 (Yellow Screen Matte Technique)은 오늘날 초록색 배경(크로마키/그린 스크린)을 사용해 인물과 배경을 합성하는 기술의 아날로그 조상 격인 기법입니다. 공식 명칭은 소디움 베이퍼 프로세스(Sodium Vapor Process)라고도 부른다.
샷 하나하나를 계산하여 배치한 히치콕의 프레임 연출은 현대 CGI 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기괴하고 매혹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
히치콕 감독의 '새'는 결론적으로 초자연 동물 기습 재난극을 넘어, 인간의 오만함과 불안을 파고드는 깊은 심리적·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히치콕의 '새'를 재밌게 감상했다면 '사이코', '현기증', '이창'을 차례로 감상하기를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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