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매년 8월 1일은 ‘세계 폐암의 날’이다.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인 폐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폐암 환자의 85%는 흡연과 직결돼 있어 금연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가 늘고 있다. 간접흡연과 미세먼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유전자 돌연변이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증상이 명확하지 않은 비흡연 여성 폐암의 경우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핵심으로 꼽힌다.
비흡연 여성에게 생기는 폐암은 기침이나 객혈 같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건강검진에서 찍은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작은 결절이 우연히 발견돼 진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과거에는 폐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돼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저선량 CT 검사가 확대되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전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치료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폐암 수술은 암이 생긴 폐 한쪽 엽을 제거하는 폐엽절제술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초기 폐암 환자 가운데 적절한 대상을 선별해 폐 일부만 제거하는 구역절제술이나 쐐기절제술도 시행하고 있다.
CT 영상에서 뿌연 유리처럼 보이는 ‘간유리결절’ 형태로 발견된 초기 1기 폐암은 종양의 크기와 위치, 영상 소견 등을 분석해 축소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적절한 환자를 선별해 시행하면 폐 기능을 보존하면서도 폐엽절제술에 뒤지지 않는 치료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구역절제술은 폐의 해부학적 구조를 정확히 구분해 해당 구역과 혈관, 기관지를 절제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암을 충분히 제거하면서 정상 폐 조직을 보존해야 해 의료진의 경험이 중요하다.
김영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조기 폐암이라고 해서 모든 환자가 같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종양의 크기와 위치, 영상 소견은 물론 환자의 연령과 폐 기능, 동반 질환까지 고려해 폐엽절제술과 구역절제술, 쐐기절제술 가운데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술 방법도 개흉술에서 흉강경과 로봇수술 등 최소침습수술로 발전하고 있다. 최소침습수술은 개흉술보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치료 성적도 검증되면서 폐암 수술의 주요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로봇수술은 확대된 입체 영상을 바탕으로 섬세한 박리와 봉합이 필요한 상황에서 장점을 보인다. 아직 모든 환자에게 표준 치료는 아니지만 앞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질 전망이다.
약물치료와 수술을 결합하는 전략도 고도화되고 있다. 진행성 폐암 환자의 경우 수술 전 면역항암제나 항암 화학요법을 투여해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하는 '선행치료'가 활성화되고 있다. 수술 후에는 유전자 변이 여부에 따라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를 쓰는 맞춤형 보조요법이 적용된다. 다만 선행치료를 받은 환자는 폐 조직 주변에 섬유화나 유착이 생겨 수술 난도가 높아질 수 있어 치료 효과와 수술 시점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반대로 고령 환자의 작은 간유리결절처럼 성장 속도가 느린 병변은 정기적인 CT 검사로 변화를 추적하며 수술 시점을 결정할 수 있다.
폐암 치료에서는 최신 수술법보다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적합한지 가려내는 판단이 더 중요하다. 같은 크기의 종양이라도 위치와 성격, 폐 기능, 기저질환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을 선택할 때는 특정 수술법뿐 아니라 심장혈관흉부외과와 호흡기내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이 함께 치료 계획을 세우는 다학제 협진 체계도 살펴봐야 한다.
김 교수는 “폐암 치료에는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마다 가장 적절한 치료 시점과 방법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증상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다학제 진료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