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2인승 쿠페 모델 CLE의 고성능 버전인 ‘AMG CLE 53 4매틱+’는 두 얼굴을 지닌 ‘지킬 앤 하이드’ 같은 매력적인 차량이다. 평소에는 세단처럼 편안한 주행이 가능한 모델인데, 와일드한 주행을 하고 싶을 때는 주행 모드만 바꾸면 완전히 다른 차가 된다. 고성능 모델은 판매량이 많지 않지만 우아한 외관 디자인 덕에 기본형 CLE 모델은 벤츠 내에서도 판매량이 5위에 달하는 인기 모델이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이유를 살펴보자.
벤츠 CLE는 C-클래스와 E-클래스의 쿠페를 통합한 모델이다. 루프(천장)가 완전히 개방되는 카브리올레(컨버터블) 모델도 존재하며, 고성능 모델인 AMG CLE도 별도로 마련해 폭 넓은 고객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CLE는 2024년 2,805대가 판매되며 국내에서 판매된 벤츠 모델 중 판매량 6위를 기록했고, 2025년과 올해 상반기에는 각각 3,316대, 1,598대가 팔리며 브랜드 내 5위 자리를 꿰찼다.
고성능 모델인 AMG CLE는 2025년 쿠페 143대, 카브리올레 467대가 팔렸고, 올해 상반기에는 쿠페 153대, 카브리올레 324대가 팔렸다. 고성능 모델 AMG CLE는 차량 가격이 CLE 기본형 대비 더 비싸고 관리가 까다로운 만큼 판매량이 아주 많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CLE 전체 판매량이 많다는 것은 디자인만큼은 많은 소비자들로 호평을 받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AMG CLE와 CLE의 외관 차이는 주행 간 공기를 흡입해 엔진 열을 식히는 전면부 라디에이터그릴의 패턴(파나메리카나 그릴 적용), 범퍼 형상, 앞바퀴와 도어 사이 펜더 부분의 공가 배출구, 후면 머플러 팁 형상, 휠 사이즈 및 디자인 등이 약간 다르게 설계됐다. AMG CLE 모델이 고성능 차량인 만큼 기본 CLE보다 역동적이고 파워풀한 분위기를 강조한 것이다.
실내는 최신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 언어를 적용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우아함이 느껴지고, 시인성도 뛰어나다. 잠자리 날개를 닮은 AMG 전용 스티어링 휠과 벤츠 삼각별이 큼지막하게 박힌 클랙슨, 그리고 운전석으로 살짝 기울어진 대형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끈다. 메인 디스플레이 상단에는 원형 송풍구 3구가 설치돼 탑승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에어컨이나 히터를 뿜을 수 있다. 공조기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조작은 직관적이고, 티맵 기반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탑재해 편의성도 뛰어나다.
나파가죽을 적용한 시트는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몸 전체를 감싸는 형태로 설계돼 어떠한 환경에서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할 것처럼 느껴진다. 시트 포지션은 낮게 설계됐는데 스포츠성을 극대화한 부분이다.
시트 조작은 도어 손잡이 앞쪽에 설치된 시트 모양을 움직이면 되고, 메모리 시트 기능도 지원한다. 열선과 통풍 시트도 탑재돼 여름이나 겨울이나 쾌적한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열선과 통풍 기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겨울철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오디오는 부메스터 브랜드 제품이 탑재됐다.
그리고 CLE 모델은 2열 좌석도 마련됐는데, 쿠페형 모델임에도 2열 좌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4명이 탑승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운전석을 편안하게 조절한 후 운전석 뒷자리에 탑승을 했을 때 아주 불편한 수준은 아니라 1시간 정도는 충분히 2열 탑승도 가능하게 느껴졌다.
또 2열 시트는 6대 4로 나눠 등받이를 앞으로 접을 수 있어서 트렁크 공간을 널찍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점은 활용도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주행에 나서면 ‘지킬 앤 하이드’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AMG CLE에는 3.0ℓ 직렬 6기통 엔진이 탑재되는데, 최고 출력이 449마력, 최대 토크는 57.1㎏·m의 힘을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도달하는 제로백은 4.2초에 불과하다. 실제로 차량이 적은 구간에서 신호를 대기하다가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보니 총알처럼 빠르게 튀어나갔다. 그러면서도 차체는 흔들림 없이 편안했다. 네 바퀴를 전부 굴리는 벤츠의 4륜 구동 시스템 ‘4매틱+’의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주행 모드에 따라 차량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기본 주행 모드인 컴포트에서는 세단 같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가감속이 편안하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크게 꿀렁이거나 충격이 큰 느낌도 아니라 데일리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다.
스포츠 모드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설정하면 배기음부터 더욱 우렁차게 바뀌고, 서스펜션이 단단해지면서 고속 주행 간 안정감을 더한다. 스티어링 휠은 좌우로 한바퀴 정도를 돌리면 끝인데, 그만큼 작은 움직임으로도 차량을 원하는 대로 몰 수 있어서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또 스포츠·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엔진회전수를 더 높은 수준까지 사용하면서 보다 빠른 반응성을 보인다. 고성능 AMG 모델임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대목이다.
321㎞를 시승하면서 연비(연료효율)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음에도 8.1㎞/ℓ의 효율을 보였다. 연비를 고려해 주행을 할 때는 10㎞/ℓ 내외의 연비를 달성할 수도 있다. 고성능 모델임을 감안하면 효율이 아주 뛰어난 부분이다.
이 차량의 또 다른 매력은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을 탑재해 저공해차량 2종 인증을 획득한 점이다. 공영주차장 이용 시 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어 사소하지만 주차비를 적게나마 절약할 수 있다.
고성능 스포츠카를 원하는 소비자 중에서도 2열을 종종 활용하고 싶은 소비자나 효율까지 갖추고 싶은 소비자라면 벤츠 AMG CLE는 만족스러운 대안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벤츠 E-클래스 만큼의 편안함을 원해서는 안 된다. 파워풀한 고성능 주행까지는 필요 없다면 기본형 CLE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한편, 약간의 불만도 존재한다. 실내 일부분에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원가를 절감한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데, 1억원이 넘는 가격을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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