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성과 보상체계 개편 등을 놓고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파업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노동조합은 31일 첫 파업을 단행했다.
◇ 입장차 좁히지 못한 노사… 국내 인터넷뱅크 첫 파업
31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노조는 이날 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파업엔 법인 조합원 1,000명 중 700명이 참여했다. 파업은 조합원이 연차를 사용해 업무에서 빠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파업은 카카오뱅크가 2017년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됐다.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서 임금과 성과보상 체계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 실적에 걸맞은 연봉과 성과보상 체계와 예측 가능한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는 지난 2일 임금교섭이 결렬된 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절차를 진행했다. 20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노사의 견해차가 크다고 보고 조정을 중단했다. 이후 노조는 회사가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노사 간 입장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파업을 예고했다. 그리고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결정했다. 파업 예정일까지 노사 간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이날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최초의 파업이 진행됐다. 카카오뱅크 임직원은 약 1,800명이다. 이 중 40% 가량의 인원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일반 은행과 달리, 영업점 등에서 대면 업무를 하지 않는다. 이에 이번 파업에 따른 고객 서비스 불편은 제한적이다. 다만 IT·비대면 서비스 업무에서 고객 불편이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회사는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안정적 서비스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출근 인력과 핵심업무 수행인력,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지정된 공동협력의무 인력을 중심으로 사전에 수립한 업무연속성계획에 따라 철저히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회사는 (노조와)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 노사 갈등 봉합 언제쯤?
올해 카카오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은 임단협 과정에서 치열한 갈등을 빚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6월 10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날 파업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의 노조가 참여한 바 있다.
다만 카카오 본사 노조는 29일 임금 교섭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갈등을 어느 정도 봉합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사측과 합의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창사 이래 첫 파업이 현실화됐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투쟁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다. 노사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시 추가 파업이 실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사 갈등 봉합의 과제를 짊어진 윤호영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그는 카카오뱅크 출범을 주도하며 2016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왔다. 2017년 7월 카카오뱅크가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후 회사의 빠른 성장을 견인하며 잇따라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3월 5연임에 성공한 윤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1위인 카카오뱅크는 내달 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호실적 행진을 이어온 카카오뱅크는 2분기 실적도 밝게 점쳐진다. 다만 노사 갈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경영진의 부담은 커진 모습이다. 과연 윤 대표가 노사 갈등의 봉합의 실마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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