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내수 침체 장기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을 사실상 포기하고 '불황형 생존' 모드에 돌입했다.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한 가운데, 대출 금리는 다시 오르고 연체율은 1%를 돌파하는 등 금융 경고등이 켜졌다.

29일 IBK기업은행(024110)이 발표한 '2026년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이 체감한 경영 상황은 '부진(33.0%)'이 '호전(18.0%)'을 크게 웃돌았다. 이번 조사는 기업통계등록부 기준 매출액 5억원을 초과하는 중소기업 45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문제는 향후 전망이다. 오는 하반기 경영상황에 대해 응답 기업의 72.8%가 전년과 '동일'할 것으로 본 가운데 내년 경영상황이 '부진'할 것이라고 답한 비중은 25.7%에 달했다. 이는 올해(14.8%) 대비 10.9%포인트(p) 확대된 수치로 향후 경영환경 악화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신규 투자 접고 '생존형 운전자금' 몰려
경영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위축됐다. 올해 자금수요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 비중은 6.6%에 그쳤다.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다. 응답 기업의 71.3%는 자금 운용을 전년과 '동일(보수적)'하게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자금수요가 늘어난다고 답한 기업조차 목적의 대부분이 △구매대금 지급(77.8%) △인건비 지급(46.0%) △기존 대출 원리금 상환(33.3%) 등 당장의 생존을 위한 운전자금에 집중됐다. 반면 △설비투자(15.8%)나 △연구개발(4.9%)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목적은 극히 저조했다.
실제 현장의 자금 순환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외부자금 조달 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비중은 17.5%로 전년 대비 5.3%p 줄었다. 여기에 판매대금 회수는 늦어지고 구매대금 지급 기한은 짧아지면서 중소기업의 운전자금 부담이 한층 가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기업의 71.6%는 주거래은행 이용 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높은 대출금리 수준'을 꼽았다.
◆ 대출금리 4.38%·연체율 1% 돌파 '금융 경고등'
이같은 상황에서 금리와 연체율 등 금융 지표는 일제히 악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38%로 전월(4.15%) 대비 0.23%p 상승했다.
이자 부담 가중은 부실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00%로 전월(0.90%) 대비 0.10%p 상승, 1%대에 진입했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1.11%까지 치솟았으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연체율 역시 0.84%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중소기업의 경영애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맞춤형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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