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리는 6·3지방선거 선거소청 심리를 앞두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선관위가 심리 생중계를 불허하자 변론에서 제기할 핵심 내용을 국민에게 미리 설명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날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시작된 논란을 선거관리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확대하며 재선거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 장동혁 “선관위, 해명 못하겠다면 지금이라도 재선거 선언해라”
장동혁 대표는 먼저 선거소청의 의미부터 짚었다. 선거무효소송에 앞서 반드시 선거소청을 거치도록 한 이유는 선거관리의 주체인 선관위가 스스로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바로잡을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장 대표는 이번 사태를 둘러싼 의혹들의 입증 책임 역시 소청인이 아니라, 선거 관련 자료와 기록을 모두 보유한 선관위가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리의 근거로 서울시선관위가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의견을 제시했다. 중앙선관위는 앞서 각급 선관위에 ‘선거소청을 기각하라’는 취지의 참고 자료를 내려보냈지만, 서울시선관위는 ‘공직선거관리 제반 쟁점에 대해 중앙선관위가 증거조사와 법리 검토를 거쳐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이를 두고 “서울시선관위가 재선거가 마땅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독일 베를린주의 사례를 언급하며 재선거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장시간 대기와 투표 중단으로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 규모를 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이번 사태는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재선거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무번호 투표용지 이송, 수기 일련번호 기재, 출구조사 결과 공표 이후 투표 진행 등을 잇달아 거론하며 선거관리 전반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불거진 선관위 직원의 투표자 수 임의 수정 의혹에 대해서는 선거 자체의 신뢰를 흔드는 중차대한 사안으로 규정했다. 장 대표의 논리는 투표자 수가 변경됐다면 최종 득표자 수도 함께 조정될 수밖에 없고, 결국 투표율 조작은 득표율 조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나아가 선거에서 당락은 득표율로 결정되는 만큼, 관련 수치가 임의로 수정된 것은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사실상의 부정선거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장 대표는 이번 논란의 핵심을 선거관리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에 있다고 봤다. 선관위 직원이 제3자의 감시나 통제 없이 투표율과 득표율을 수정할 수 있는 구조라면, 선거 전 과정을 아무리 엄격하게 관리해도 마지막 단계에서 결과의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어 그는 “투표부터 개표까지 2중, 3중의 감시·감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부정선거는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설 자리를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장 대표는 선관위가 관련 자료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만큼, 선관위가 직접 국민 앞에서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여지껏 선관위가 보여온 행태에 때문에 이런 것들이 두려워서 중계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고 재검표를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선관위가 지금이라도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재선거를 실시하는 것만이 그동안 대한민국의 선거 시스템을 망가뜨린 선관위가 국민들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선거소청 심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변론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국민들이 변론 과정을 지켜보셨다면 선관위가 저런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선거를) 관리하기 때문에 이런 사태까지 왔고, 지금 대한민국이 선거 때마다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선관위 태도를 보고 분노했던 감정들이 지금도 다 가라앉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선관위의 해명 내용을 지켜본 뒤 추가 증거조사 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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