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빅2’ 부상…혼다 제치고 역대 최대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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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현대차그룹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일본계 자동차 업체들의 전유물이었던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혼다를 제치고 점유율 2위에 오르며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충전 부담 없이 연료비를 절감하려는 현지 수요를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으로 흡수하며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냈다는 분석이다.

27일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바움 앤드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토요타, 혼다는 올해 상반기 미국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량의 약 86%를 차지했다.

특히 현대차·기아를 합친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판매에서 혼다를 근소하게 앞서며 토요타에 이은 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타가 전체 시장의 약 50%를 차지한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혼다의 점유율은 36%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제품군을 넓히며 일본 업체 중심이던 시장 구도를 흔들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 자체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으며, 전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인 15.4%까지 상승했다. 순수 전기차 시장점유율의 약 3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현대차의 미국 판매 실적에서도 하이브리드의 힘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45만568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늘어난 역대 최대 상반기 실적이다. 2분기 판매량도 24만5180대로 4% 증가하며 분기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상반기 기준 전년동기 대비 67% 뛰었다. 2분기에는 71%, 6월에는 74% 증가하며 전체 판매 성장을 주도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합친 전동화 차량 비중도 상반기 전체 판매의 33%까지 높아졌다.

성장은 특정 차종에 국한되지 않았다. 투싼·싼타페 등 주력 SUV뿐 아니라 아반떼와 쏘나타 하이브리드까지 고르게 판매량을 늘렸다. 특히 6월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전년동월 대비 246%, 투싼 하이브리드는 14%,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12% 증가했다.

실제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한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별도의 충전시설이나 운전 습관 변화 없이 연료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장거리 주행과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도 전동화 차량의 효율성을 누릴 수 있어서다.

현대차가 순수 전기차에만 무게를 싣지 않고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함께 운영한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SUV와 세단 등 기존 인기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해 소비자가 차량 형태나 이용 방식을 바꾸지 않고도 전동화 모델을 선택하도록 했다.

현대차는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미국 현지 하이브리드 생산도 확대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에 하이브리드 생산체계를 도입하고, 현지에서 공급 가능한 제품군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와 혼다가 수십 년간 축적한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을 선도해온 가운데 현대차는 빠른 제품 확대와 SUV 경쟁력을 앞세워 양강 구도에 진입했다"며 "하이브리드가 전기차로 향하는 과도기형 제품을 넘어 독자적인 주력 시장으로 자리 잡으면서 현대차의 미국 판매 성장세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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