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어 기아도 멈추나…82조원 매출에도 파업 리스크 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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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올해 2분기 82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노조의 파업 리스크에 직면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수천억 원대의 생산 차질 피해를 본 현대차에 이어 기아마저 파업 수순을 밟을 경우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리던 현대차·기아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에 이어 기아 노조까지 파업 대열에 합류할 조짐을 보이면서 현대차그룹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아 노조는 지난 22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대비 찬성률 92.5%를 기록하며 안건을 가결했다. 이날 오후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지난 5년간 이어온 ‘무분규 타결’ 기록이 깨지고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아 노조는 오는 31일에 쟁의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파업 돌입 여부와 시점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3차 파업을 결의한 현대차 노조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주·야간 조별 4시간씩 3차 부분파업을 강행한다. 앞서 진행된 1·2차 파업으로 1만5800대의 생산 차질(손실액 약 6730억원 추산)을 입은 현대차는 이번 3차 파업까지 현실화할 경우 누적 손실액이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처럼 노사 갈등이 격화하는 흐름 속 양사의 수익성 지표에는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2분기 합산 매출은 하이브리드(HEV)와 전기차(EV)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82조2523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합산 영업이익은 5조47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급감했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꺾인 데는 생산 차질과 비용 증가가 치명적이었다. 현대차는 부품 협력사 화재에 따른 공급 차질로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등 고수익 차종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약 2000억원의 믹스 악화 손실을 입었다. 기아 역시 국내와 유럽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 인센티브를 확대가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 등과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판매 인센티브를 급격히 늘린 점이 수익성을 크게 갉아먹은 셈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노조가 사흘간 교대조별로 4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한 지난 20일 오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정문에서 오전조 근무자들이 조기 퇴근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경영 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노사 간 교섭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전년도 영업이익·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등을 공통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정액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사측은 과도한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는 최근 담화문을 통해 “해고자 복직, 정년 연장 사전 합의, 상여금 50% 인상 등 3가지 안건이 노조 자체적으로 정리된다면 언제든지 임금과 성과금을 포함한 추가 제시를 할 것”이라며 노조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년 연장이나 고용 안정을 둘러싼 노사 간 시각차가 원낙 커 협상 물꼬를 트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며 “고금리·고물가에 글로벌 지정학 불안까지 겹친 대내외 악재 속에서 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노사 갈등은 현대차·기아에 그치지 않고 그룹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현대글로비스 노조는 지난 23~24일 일부 사업장 조합원을 중심으로 8시간 파업을 단행했고, 현대로템 노조도 경남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완성차 업계 전체로 시야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한국 제너럴모터스(GM)만 기본급 9만2000원 인상, 성과급 1500만원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을 뿐 르노코리아 노조 역시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하고 파업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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