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오디세이'는 직관적이고 드라마틱한 작품이다. 철저히 인간적인 시선으로 방대한 원전을 스크린에 펼쳐낸 이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가장 대중적인 작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 같다.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신들의 분노에 맞서 싸우는 대서사시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각색했다.
전쟁 영웅 오디세우스는 신들의 분노와 전사자들의 원망, 죄책감, 균열, 상실 속에서 길을 잃고 십수 년을 보낸다. 그를 기다리는 왕비 페넬로페(앤 해서웨이) 곁에는 왕좌를 노리는 구혼자들의 모략이 들끓는다.
최고의 지략가로 추앙받은 그이지만, 전쟁의 상흔에 웃는 자는 없었다. 영화는 광기의 액션, 전쟁 도파민을 부각하기보다 이 비극이 인간성과 공동체를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응시한다. 그렇게 수천 년 전 신화를 가장 동시대적인 이야기로 확장한다.

감독의 전작에 지레 겁먹는 관객이 있을까 덧붙이자면, 이 이야기는 전혀 어렵지 않고 오히려 친절하게 느껴진다. 마치 할아버지의 무용담을 구전으로 듣는 듯한 몰입감도 느껴진다. 약 3시간 동안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시점의 이동이 있지만, 서사는 한순간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방대한 이야기를 끝까지 몰아붙이는 힘이 단연 돋보인다.
놀란의 압도적 스케일로 그려낸 세계와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 트로이 목마, 마녀 키르케 등 신화적 요소는 풍성한 영화적 체험을 제공한다. 맷 데이먼을 비롯해 앤 해서웨이, 톰 홀랜드, 로버트 패틴슨, 젠데이아, 샤를리즈 테론 등 쟁쟁한 배우들의 앙상블을 지켜보는 것도 이 영화만의 매력일 것이다.
결국 '오디세이'는 신화적 스펙터클을 훌륭하게 이용하면서 변치 않는 인간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고 있다는 자각마저 잊게 할 만큼 빠져드는 경험을 선사하는 동시에, 현실의 안타까운 참사를 환기시킨다. 시의적절한 때 세상에 나온 이 작품은 고전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를 증명한다.
놀란의 새 걸작을 여느 영화들과 같은 값에 만날 수 있다는 건 분명 축복이다. 8월 5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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