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 공정이 자동화돼 있지만 자동화만으로 좋은 커피가 만들어지는 건 아닙니다. 결국 품질을 완성하는 것은 사람의 전문성입니다." = 김정훈 투썸플레이스 커피생산팀장
지난 22일 기자단은 서울에서 차로 약 2시간을 달려 충북 음성군 성본산업단지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전국 1740여개 투썸플레이스 매장에 공급되는 원두와 디저트를 생산하는 핵심 거점 '어썸 페어링 플랜트(APP·Awesome Pairing Plant)'가 자리한다.

지상 2층, 약 6000평 규모의 APP는 2022년 7월 문을 열었다. 회사에 따르면 커피 로스팅과 디저트 생산시설을 한곳에 모은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 최초의 통합 생산기지다. 올해 준공 4주년을 맞아 커피 생산라인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국 투썸플레이스 생산본부장은 "전국적으로 매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고객이 어느 매장에서나 한결같은 품질의 커피와 디저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생산 단계부터 맛의 기준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며 "APP는 투썸의 맛과 전문성을 뒷받침하는 브랜드 핵심 거점"이라고 말했다.
◆60㎏ 생두도 팔레트째 투입…100m 라인이 '한 잔' 완성
공장 2층 견학로에 오르자 길이 약 100m의 커피 생산라인이 양쪽으로 길게 펼쳐졌다. 공간 효율보다 작업자의 설비 관리와 유지보수 편의성을 고려해 생산설비를 일렬로 배치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원두는 △생두 보관·자동 투입 △정선 △사일로 보관·배합 △버너·채프 배출 △로스팅 △제품 충진 △로봇 자동 입수·완제품 보관 등 총 7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APP에서 사용하는 생두 산지는 브라질·콜롬비아·에티오피아·과테말라·파푸아뉴기니 등 5개국이다. 생두는 황마 포대 안에 '그레인프로' 비닐백을 덧댄 이중 포장 상태로 입고된다. 운송과 보관 과정에서 습기나 병충해로 품질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생두 한 포대의 무게는 약 60~70㎏에 달한다. 과거에는 작업자가 포대를 직접 들어 설비에 넣었지만 이곳에서는 지게차가 팔레트를 자동 투입기에 넣으면 로봇이 팔레트 전체를 끌어와 생두를 투입한다.

투입된 생두는 풍력 선별과 석발, 금속 검출, 색채 선별 등 4단계 정선 공정을 거친다. 분진부터 돌, 금속, 색상이 다른 결점두까지 차례로 걸러내는 방식이다.
정선 설비는 같은 규모의 라인을 하나 더 갖춘 '트윈 라인'으로 구성됐다. 한쪽 설비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라인을 즉시 가동해 생산 중단을 막는다.
깨끗하게 걸러진 생두는 총 40톤 규모의 사일로로 이동한다. 사일로 하단의 저울이 제품별 제조법에 맞춰 산지별 생두를 자동으로 계량·배합한 뒤 로스터기로 보낸다.
김 팀장은 "핵심 로스터뿐 아니라 생두 투입부터 로스팅, 포장실로 넘어가는 단계까지 이탈리아 브람바티사의 설비를 100% 적용했다"며 "공정에서 발생하는 신호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 설비 간 연계성과 생산 안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600~700℃ 버너 지나 로스팅…마지막은 엑스레이 검사
버너실에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가 얼굴을 덮쳤다. 메인 버너는 600~700℃의 열을 만들어 로스터기로 보낸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로스팅실은 상대적으로 선선했다. 열기가 원두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버너실을 분리하고 로스팅실 층고도 약 20m로 높게 설계한 덕분이다.
로스팅실에서는 120㎏급 로스터기 두 대가 가동되고 있었다. 하루 최대 생산량은 약 10톤으로 현재 하루 평균 7~8톤을 생산한다.

열을 받은 생두가 익숙한 갈색 원두로 변하는 과정에서는 얇은 껍질인 '채프'가 떨어져 나온다. 채프는 별도 설비를 통해 타블렛 형태로 압축된다. 회사 측은 현재는 폐기하고 있지만 향후 퇴비나 사료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로스팅을 마친 원두는 파손을 최소화하는 'Z버킷'을 타고 충진실로 이동한다. 포장 과정에서는 질소를 주입해 산소 접촉을 줄이고 신선도를 유지한다. 이어 비전 검사가 소비기한 인쇄와 포장 상태를 확인하고, 엑스레이 장비가 제품 내부의 이물질을 마지막으로 걸러낸다.
포장이 끝난 원두는 델타 로봇이 분당 50~60개씩 박스에 담는다. 이후 팔레타이저가 완성된 박스를 팔레트 위에 차곡차곡 쌓는다.

네 대의 로봇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1㎏·500g·200g 제품과 플라스틱·종이박스를 함께 처리한다. 제품 규격이 달라져도 설비를 해체하거나 생산라인을 장시간 멈추지 않고 생산을 이어갈 수 있다.
과거 작업자가 직접 제품을 박스에 담았다면 지금은 로봇을 제어하고 설비 상태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업무도 고도화됐다.
◆분진 없는 바닥의 비결…'11번째 팀원' 로봇청소기
생두를 선별하고 볶는 공장은 특성상 분진이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생산라인 바닥에서는 눈에 띄는 가루를 찾기 어려웠다. 기자단이 공장을 둘러보는 동안에도 산업용 로봇청소기가 라인 사이를 오가며 바닥을 닦고 있었다.
투썸플레이스는 약 1년의 준비와 시험 운영을 거쳐 APP 환경에 맞는 산업용 로봇청소기를 도입했다. 직원들은 이 로봇을 커피생산팀의 '11번째 팀원'이라고 부른다.
김 팀장은 "로봇 한 대가 사람 5명 이상 수준의 청소 품질을 구현하고 있다"며 "직원들은 반복적인 청소 업무를 덜고 공정 안정화와 품질관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자동화가 사람을 완전히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APP에는 큐그레이더 2명을 포함한 총 10명의 로스팅 전문인력이 근무한다. 큐그레이더는 생두 품질을 평가하고 커피의 맛과 향을 감별해 등급을 결정하는 전문가다.
공무·엔지니어링 조직은 자동화 설비의 보전과 유지보수를 맡는다. 생산 인력 역시 단순 투입 작업에서 벗어나 설비를 모니터링하고 로봇을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회사는 지게차와 작업자의 충돌을 막는 인공지능(AI) 보조 시스템과 냉풍 조끼도 시험 운영하고 있다. 공장 지붕에는 약 600㎾ 규모의 태양광 패널 설치도 추진 중이다.
◆1100톤→1900톤…하루 아이스 아메리카노 29만잔
자동화와 품질관리 체계는 생산량 증가로 이어졌다. 투썸플레이스의 원두 생산량은 APP 설립 이전인 2016년 1100톤에서 지난해 1900톤으로 73% 늘었다.
지난해 생산량을 아이스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로 환산하면 하루 약 29만잔을 제조할 수 있는 규모다. 레귤러 사이즈 414㎖ 한 잔에 원두 18g을 사용하는 기준이다.

APP의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2600톤이다. 현재 생산량보다 약 700톤의 여유를 둬 매장 확대와 원두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투썸플레이스는 현재 전국에서 174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아메리카노 판매량은 4900만잔으로 회사 환산 기준 1분에 약 140잔씩 팔렸다.
올해 상반기 커피 판매 순위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바닐라라떼 순이다. 에스프레소를 활용한 음료 전체 판매량은 하루 평균 약 24만잔에 달했다.
원두 가격 변동성이 커졌지만 품질 기준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김 팀장은 "원두 가격이 올라도 생두 수입과 정선, 로스팅에 적용하는 품질 기준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동일한 설비와 고도화된 생산체계를 통해 소비자가 어느 매장에서나 균일한 맛을 경험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판매 원두 10잔 중 8잔 '블랙그라운드'
이날 기자단 앞에는 이름을 가린 아이스커피 세 잔이 놓였다. 블랙그라운드와 아로마노트, 디카페인 원두를 구분하는 블라인드 시음이었다.
콜롬비아·브라질·파푸아뉴기니산 생두를 배합한 블랙그라운드는 다크초콜릿을 연상시키는 묵직한 바디감과 스모키한 향이 두드러졌다. 에티오피아·과테말라산 생두를 사용한 아로마노트는 꽃과 과일을 떠올리게 하는 산뜻한 향이 먼저 올라왔다.
디카페인은 콜롬비아산 단일 원두를 사용한다. 견과류의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생두 기준 카페인 제거율은 99.97%다.

투썸플레이스는 2014년 업계 최초로 고객이 취향에 따라 원두를 고를 수 있는 이원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2019년에는 블랙그라운드와 아로마노트로 원두를 리뉴얼하고 디카페인을 추가해 업계 최초 원두 삼원화 체제를 구축했다.
올해 상반기 투썸 전 채널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블랙그라운드의 원두 판매 비중은 78.4%로 집계됐다. 판매된 원두 10잔 가운데 약 8잔이 블랙그라운드인 셈이다.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도 2025년 기준 2023년보다 약 210% 증가했다. 커피의 맛은 유지하면서도 카페인 부담을 낮추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투썸플레이스는 공장에서 생산한 원두가 매장에서도 같은 맛으로 구현되도록 'SEP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가맹점과 직영점 직원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육과 인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사내 바리스타 대회를 통해 전문인력도 육성한다.
이상국 본부장은 "APP를 직접 구축한 가장 큰 이유는 품질의 일관성"이라며 "생두 입고부터 로스팅과 최종 품질관리까지 전 과정을 자체 운영해 전국 어느 매장에서나 한결같은 커피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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