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지영 기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니콜라스 푸이야트가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가 된 것처럼 샴페인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역사는 지금부터라는 겁니다.”
프랑스 판매량 1위 샴페인 메종 ‘니콜라스 푸이야트(Nicolas Feuillatte)’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21일 수입사 신세계L&B 주최로 서울 잠원동에 위치한 WSA 와인아카데미에서 미디어 초청 시음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양조 전 과정을 총괄하는 셀러 마스터 기욤 로피앙(Guillaume Roffiaen)이 방한해 취재진들에게 니콜라스 푸이야트의 경영철학과 역사를 직접 소개했다.
◇ 브랜드 핵심 자산은 5,000명 농부 모인 협동조합
모엣&샹동(Moët & Chandon), 뵈브 클리코(Veuve Clicquot) 등 유명 샴페인 메종이 수백년 역사를 가진 데 비해, 니콜라스 푸이야트는 5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브랜드 역사와 전략에서 전통적인 메종들과 차이점이 뚜렷하다.
먼저, 대부분의 유명 샴페인 메종은 상파뉴 지역에서 대대로 포도를 재배하거나 양조를 하는 가문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정작 ‘와인의 나라’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샴페인 메종을 만든 사람, 니콜라스 푸이야트는 무역상 출신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서 커피·카카오를 수입하는 일을 했고 사교업계 거물로 활약했다. 그의 타고난 사업가 기질부터 상파뉴 지역과의 관계까지 샴페인 업계와는 거리가 멀었던 셈이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미국에서 쌓아온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프랑스의 정수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그는 상파뉴 포도밭에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당시 퍼스트레이디 재클린 케네디, 할리우드 스타 마릴린 먼로 등이 있는 뉴욕의 사교 모임에 샴페인을 선보이고 이름을 알렸다. 그의 사업 감각으로 10년간 브랜드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자체적으로 포도를 조달하던 탓에 규모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중 1986년 지역 농가들과 깊이 관계된 한 사람을 만나면서 브랜드는 전환점을 맞이한다. 상파뉴 지역 최대 생산자 협동조합 중 하나인 CV-CNF 이끌던 앙리 마카르(Henri Macquart)다. 두 사람의 만나면서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5,000명의 포도 재배자가 주주처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협동조합 기반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런 방식으로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상파뉴 지역 외부인에서 현재는 지역사회와 가장 긴밀하게 협력하고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샴페인 메종으로 거듭났다.
로피앙은 이 많은 농가들과의 관계가 다양한 떼루아에 대한 접근성이 된다고 말한다. 11개 그랑 크뤼(Grand Cru)와 32개 프리미에 크뤼(Premier Cru)에서 생산된 포도가 햇빛의 각도, 토양의 특성, 기후에 따라 각각 다른 맛을 내며, 이 수많은 조각을 조합하면 그려낼 수 있는 그림이 훨씬 많아진다는 설명이다.
◇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와인… “접근성 높다고 품질 떨어지는 것 아냐”
상파뉴 지역 농가와의 관계가 니콜라스 푸이야트의 핵심 자산이 된다면, 브랜드 전략은 창업주의 ‘사업가 기질’이 그대로 드러난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유통 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각기 다른 수요에 맞는 상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다.
니콜라스 푸이야트의 샴페인은 시그니처부터 프리미엄, 프레스티지까지 폭넓게 구성되며 온트레이드와 오프트레이드용 상품이 명확히 구분된다. 레스토랑 등의 온트레이드 채널에서는 숙성 기간을 늘려 미식과 어울리는 샴페인을 지향하고, 마트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오프트레이드 채널에서는 바로 마셔도 직관적으로 맛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로피앙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고 해서 품질이 떨어지는 와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니콜라스 푸이야트의 특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리저브 익스클루시브 브륏’의 경우, 접근성이 높은 와인임에도 리저브 와인이 40% 사용된다. 리저브 와인이란 이전 빈티지에서 숙성 잠재력이 뛰어난 원액을 따로 비축해 이후 블렌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원액을 말한다. 이를 통해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청년층이 음주를 자제하는 추세에 따라 와인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다. 다만 레드와인 소비가 감소하는 반면 화이트·스파클링 와인 수요는 늘고 있으며, 소비력 저하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선호하는 흐름이 맞물리면서 니콜라스 푀이야트를 꾸준히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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