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한국은행이 중동전쟁 이후 방산과 조선업을 대표적인 수혜 산업으로 꼽았다. 각국의 방위력 강화와 에너지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면서 수출과 수주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중동전쟁 이후 실물경기 및 고용 상황(이영호·주욱·하정성)' 분석에 따르면, 중동전쟁 발발 이후 정유·화학 산업은 핵심 원자재 물류 차질과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생산이 뚜렷하게 감소했다.
실제 가동률 지수를 전쟁 이전과 이후(지난 3월과 5월 평균)로 비교한 결과, 정유는 110.3에서 91.9로, 화학은 88.6에서 84.6으로 하락했다.
다만 기업과 정부가 생산 물량을 내수 부문에 우선 공급하는 등 대응에 나서면서 자동차와 비금속 등 다른 전방산업으로의 파급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국내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은 주요 원자재의 대체 수입처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공급 차질 없이 생산과 수출 호조를 이어갔다. 비철금속을 비롯한 철강·금속 업종은 분쟁으로 글로벌 수급이 타이트해진 틈을 타 오히려 수출과 수익성이 개선되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문제는 고용이다. 한국은행은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비용 상승의 영향으로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고 큰 폭으로 위축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고용 감소는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올해 취업자 수는 1분기까지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 5월 감소세로 전환되며 직격탄을 맞았다.
보고서는 "전쟁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는 생산 감소가 없더라도 신규 채용을 보류하거나 결원을 충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중소기업은 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보고서는 향후 중동 정세가 점차 안정된다는 전제 아래 주요 산업 경기가 공급망 리스크 완화와 함께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산업으로 방산과 조선업을 꼽았다.
방위산업은 각국의 방위력 강화 기조와 맞물려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업은 중동 국가들의 직접적인 수요는 아니지만,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에 따른 수요 확대에 힘입어 원유 및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타격이 컸던 정유·화학 산업의 회복세는 물류와 에너지 인프라의 정상화 속도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됐다. 고용 역시 내수 회복에 힘입어 점차 개선되겠지만, 중소기업의 고용 여력이 소진된 상태여서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최근 글로벌 AI 투자 효과가 IT 부문에 그치지 않고 철강·금속·기계 등 다른 산업으로도 일부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비IT 부문의 경기 흐름도 전반적으로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후 복구 과정에서 발생할 중동 지역의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건설·방산·조선업은 새로운 시장 확대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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