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고속도로 휴게소, 이름만 빼고 싹 바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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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휴게소는 고속도로의 오아시스다. 장거리 이동 중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달콤한 휴식의 시간도 즐길 수 있다. 특히 주말이나 휴가철, 명절 등 고속도로 정체가 심할 때면 휴게소의 존재는 더욱 소중하다. 또 다양한 먹거리가 있고, 여행의 설렘을 배가시켜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동안 고속도로 휴게소를 둘러싼 민심은 냉랭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싼 가격이었다. 각종 음식과 간식은 물론, 편의점 제품 가격도 비싼 편이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품질이 뛰어난 건 아니었고, 오히려 가격 대비 크게 실망스러운 경우도 적지 않았다. 물론 휴게소나 메뉴에 따라 차이가 있긴 했지만, 대체로 ‘휴게소는 비싸고 맛도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무엇보다 고속도로 위에서 경쟁자가 없는 ‘독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면서도 일반적인 시장과 괴리가 컸다. 평소 주변에 수두룩한 ‘저가 커피’는 휴게소에서만큼은 찾아볼 수 없었다. 편의점에서 만날 수 있었던 각종 간편식과 ‘1+1’ 등의 혜택도 휴게소에선 딴 세상 이야기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속도로 휴게소를 둘러싼 논란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특히 한국도로공사 퇴직자 단체가 각종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거센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과거 보도를 살펴보면, 2000년대 중후반 무렵부터 국정감사에서 관련 문제가 제기돼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여년 전부터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던 셈이다.

그럼에도 전면적인 개선과 혁신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이재명 정부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수술대에 올렸다. 고속도로 휴게소 관련 문제를 거듭 지적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를 통해 “국민들이 화나지 않게 최대한 빨리 정리하라”고 촉구했고, 이후 국토교통부는 대책 마련에 착수한 바 있다.

그 결과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개편방안이 발표됐다. 그동안 없었던 전면적인 개선 대책이다.

이번 개편방안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건 구조적인 문제를 뜯어고치는 것이다. 기존엔 한국도로공사가 휴게소 운영업체와 계약을 맺고, 다시 휴게소 운영업체가 입점업체와 계약을 맺는 구조다 보니 실제 매출에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평균 33%에 달했다고 한다. 휴게소의 비싼 음식값의 3분의 1은 수수료였던 셈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전문 공공관리회사를 통해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중간 수수료를 구조적으로 없애 실질적인 수수료율을 매출 대비 8~9%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특히 이 같은 개편을 통해 저가커피 매장의 입점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엔 높은 임대료를 제시하는 업체가 운영업체로 선정됐는데, 이제는 음식 맛과 서비스, 적정한 가격 등을 보장하는 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선정 기준도 개선할 계획이다.

관건은 이용자들이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세밀한 변화까지 이끌어내는 것이다. 구조적인 ‘대수술’은 어디까지나 출발점이다. 단순한 음식 가격 인하를 넘어서는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지나가는 길에 어쩔 수 없이 들르는 것이 아닌 굳이 찾아가고 싶은 휴게소, 지역 및 청년들의 기회의 공간이 되는 휴게소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나가야 한다.

고속도로는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려있다. 이러한 고속도로의 오아시스인 휴게소는 지역 연결 및 소통의 거점이란 중요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시대적 과제인 지역문제와 청년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기도 하다. 물론 기존에도 고속도로 휴게소를 활용한 지역상생·청년지원 사업이 존재했지만 구색맞추기 수준에 그친 측면이 컸다. 기존의 구조적 문제에 따른 한계도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고속도로 휴게소를 기반으로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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