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55패 중 1패예요"
시즌 개막전인 지난 3월 28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을 마친 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의 말이다. 이때 삼성은 3-6으로 패했다. 7회까지 한 점도 내지 못하고 답답한 경기를 치렀다. 시즌 전부터 '우승'을 부르짖은 삼성이기에 과정과 결과 모두 충격적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내용적으로 아쉬움은 표출했을지언정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기자들에게 올 시즌 목표는 '55패'라고 언급했다. 보통 감독들은 주간 목표, 월간 목표, 전후반기 목표, 시즌 목표를 정하곤 한다. 대부분 목표는 승리로 정한다. 박진만 감독의 '55패'는 그래서 더욱 눈에 띄었다.
단순하게 55패(89승)를 한다고 가정하면 승률은 0.618이 된다. 지난해 우승 팀 LG 트윈스는 85승 3무 56패 승률 0.603을 기록했다.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부터 11시즌 간 정규리그 1위팀은 평균 54.6패를 기록했다. 박진만 감독의 목표는 '우승'임을 알 수 있는 수치.

시즌 초 흐름은 다사다난했다. 4월 7연승을 달리더니 7연패로 그간 승수를 모두 까먹었다. 3~4월 13승 1무 13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맞췄다. 타선의 기복이 너무 커 경기력을 종잡을 수 없었다.
5월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먼저 투수력이 안정됐다. 이승민-김재윤 필승조 라인이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고, 수술 복귀 삼인방 최지광-김무신-이재희가 힘을 보탰다. 부상 대체 외인 잭 오러클린도 한국 적응에 성공한 시기다. 이때부터 선발진이 착착 돌아가기 시작했고, 불펜진 뎁스도 안정됐다. 부상 선수가 생겨도 압도적인 뎁스로 이겨낼 수 있게 됐다.
연패가 사라졌다. 5월 시작과 동시에 7연승으로 기세를 올렸다. 최다 연패는 단 2연패. 6월에도 한 번의 3연패를 당했을 뿐 꾸준히 승수를 쌓았다. 요동치던 타선도 6월 말부터 동시 폭발하기 시작했다. 박진만 감독과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전반기가 끝나가는 것이 아쉽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리고 7월 마지막 삼연전에서 LG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거뒀다. 전반기 51승 2무 32패 1위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54.6패 페이스다. 박진만 감독의 '계산'대로 돌아가는 것.

어쩌다 시즌 두 번째 경기에 앞서 55패 이야기를 하게 됐을까. 시즌 중반 박진만 감독은 "승패 마진을 계산해서 이야기했던 것이다. 그때 패배를 해서 분위기도 안 좋길래 긍정적인 요소를 찾다 보니 말했다. 그런 분위기로 선수들이 잘 만들어져가고 있어서 계획대로 잘 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반기 막판 다시 한 번 '시즌 목표'에 대해 묻자 "시즌 시작할 때부터 올해 목표를 승보다는 패쪽으로, 55패로 계획했다. 계획대로 순조롭게 가고 있는 것 같다. 후반기는 제일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더 치열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1위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목표 승수, 목표 패 마진을 따져서 예상 계획을 짰다. 전반기 힘든 시기에도 그 승수를 계속 달성했다는 것은, 후반기에 완전체가 되면 승수도 많이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완전체가 되면 전반기보다 더 좋은 흐름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이제 후반기가 시작된다. 박진만 감독의 55패 계획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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