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신라그룹의 주요 계열사이자 소시지 ‘맥스봉’을 제조납품하는 곳으로 알려진 신라에스지가 코스닥시장 퇴출 위기에 직면했다. 저조한 시가총액이 30거래일 연속 지속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것이다. 최근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이 추가 상향된 가운데 대대적인 주가 및 시가총액 확대가 시급해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뒤 부랴부랴 대응책을 마련하고 나선 신라에스지가 코스닥시장의 일원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위기 타개 의지 밝혔지만… ‘첩첩산중’
신라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신라에스지는 어육소시지와 수산물 가공식품 제조업, 수산물 유통업, 축육 도매업 등을 영위 중인 식품기업이다. CJ제일제당이 판매하는 ‘맥스봉’을 제조·납품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1977년 설립됐고, 코스닥시장엔 1995년 상장했다.
그런데 최근 신라에스지는 중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9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것이다. 사유는 시가총액 미달이다. 신라에스지가 속한 코스닥시장은 당초 40억원이었던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이 올해부터 150억원으로 상향됐으며, 하반기 들어서는 200억원으로 추가 상향됐다. ‘부실 상장사’ 퇴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상향을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적용하기로 하면서다.
신라에스지는 중장기적으로 이어져온 주가 하락세가 올해 들어 더욱 가팔라졌다. 급기야 지난 5월 말을 기해 시가총액이 150억원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후 30거래일 연속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결국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퇴출 위기가 현실화하자 신라에스지는 지난달 중순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는 한편, 주주서한을 통해 적극적인 변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권기서 신라에스지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견고한 사업 기반과 보유 자산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식시장에서 당사의 본질적 기업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으며 자산가치 대비 낮은 수익성, 성장 전략에 대한 시장 인식 부족, 그리고 투자자 여러분과의 소통이 충분하지 못했던 점 등을 그 주된 배경으로 진단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며 당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 경영과제로 설정하고 ‘Value-Up Plan 2026’을 수립해 한 걸음씩 실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신라에스지가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 방안은 △사업구조 고도화 △수익성 중심 경영 강화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 등 세 가지를 핵심으로 한다. 먼저, 유통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공·제조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하는 한편 수산 가공 제품 및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확대·강화해 핵심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비핵심·저효율 영역은 과감하게 정비할 방침이다. 또한 수익성 중심의 책임경영 체계를 정착시키고, 가공사업 확대 및 수직계열화, 글로벌 판매 및 수출 확대, 신규 성장동력 발굴 및 전략적 투자 등을 지속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라에스지는 시장 소통 강화도 주요 대책으로 내놨다. 그동안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인정하며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IR 활동 등 소통을 적극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발표에도 신라에스지의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하락세가 지속됐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76억원이었고, 13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9억원까지 더 추락했다. 그 사이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돼 생존을 위해 넘어야할 벽이 더욱 높아졌다.
이제 신라에스지에게 남은 시간은 2~3달 남짓이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의 길을 걷게 된다. 우선은 45거래일 내에 시가총액을 2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현재 주가와 주가 추이를 고려하면 상당히 어려운 과제다. 주가가 2.5배 이상 올라야 한다.
신라에스지가 코스닥상장사 지위를 유지한 채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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