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우유만 팔아선 못 버틴다…유업계, 카페·레스토랑 늘리는 이유

마이데일리
매일유업 관계사인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일 뽀르노’. /인스타그램 캡처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유업계가 외식 사업에 한층 힘을 싣고 있다. 흰우유 소비 감소에 원유 소비처를 넓히고 새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수 유업체가 제조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외식과 기업 간 거래(B2B)를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우유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유를 꾸준히 소비할 시장을 직접 만들려는 전략이다.

이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우유와 생크림, 치즈, 아이스크림 등 자사 유제품을 안정적으로 소비하는 창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제조업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데다 소비자와 접점을 넓혀 브랜드 경쟁력까지 키울 수 있다.

서울 시내 폴 바셋 카페 매장. /뉴시스

매일유업은 최근 관계사 엠즈씨드를 통해 커피 브랜드 ‘폴 바셋’,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일 뽀르노’, 중식 브랜드 ‘크리스탈 제이드’를 확장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하반기에도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출점을 이어간다. 폴 바셋은 상반기 10개 매장을 연 데 이어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신규 매장을 낼 계획이다. 지난 3일에는 서울 강남 신논현역에 베이커리 브랜드 '밀도'를 접목한 복합 매장을 열었다.

레스토랑 사업도 확대한다. 더 키친 일 뽀르노는 지난 5월 서울 코엑스몰에 8번째 신규 매장을 연 데 이어 오는 9월 잠실 롯데월드몰에도 새 매장을 낼 예정이다.

엠즈씨드 매출은 2023년 1917억원에서 지난해 2135억원으로 6.8% 늘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강남역 인근에 오픈한 백미당. /남양유업

남양유업은 백미당을 앞세워 외식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백미당은 기존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베이커리와 브런치 메뉴를 강화한 매장을 확대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은 백미당은 전 매장 리뉴얼을 단행하고 전국 핵심 권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전국 6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백미당 매출은 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별도 법인으로 분리된 뒤 남양유업 수익성 개선을 이끄는 핵심 브랜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연세유업은 자체 외식 브랜드 대신 기업 간 거래(B2B)를 택했다.

서울우유는 지난 5월부터 프랜차이즈 카페와 베이커리에 아이스크림 제조용 ‘저지밀크 소프트믹스’를 공급하며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외식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기보다 원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거래처를 늘리는 전략이다.

연세유업도 이달 초 사조푸디스트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PB(자체 브랜드) 우유와 음료, 두유, 발효유 등을 공동 개발하며 급식·식자재 유통망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우유 상품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이들 기업마다 전략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우유 판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해진 만큼 외식과 디저트, 기업 간 거래를 통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구조적인 흰 우유 소비 감소가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2.9㎏으로 전년보다 9.5% 줄었다. 흰우유 소비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198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원유 생산은 소비 감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다”며 “흰 우유 소비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성인용 단백질 음료 시장을 강화하고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외식과 디저트 시장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MD포커스] 우유만 팔아선 못 버틴다…유업계, 카페·레스토랑 늘리는 이유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