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빈의 건강노트] 기저귀 갈 때 사타구니 좌우 대칭 확인…‘소아 탈장’ 조기 발견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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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보는 엄마. /고려대구로병원(AI 생성이미지)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생후 6개월 아이를 키우는 A씨는 기저귀를 갈다 아이 사타구니 한쪽이 불룩하게 솟은 모습을 발견했다. 아이가 울 때마다 부풀어 오르다 잠잠해지면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크면 괜찮아지겠지’ 싶어 지켜봤지만, 병원에서는 ‘서혜부 탈장’으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흔히 말하는 소아 탈장은 대부분 서혜부 탈장을 가리킨다. 서혜부는 사타구니 부위로, 장이나 복강 내 조직 일부가 복벽 틈으로 빠져나오면서 사타구니가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서혜부 탈장은 소아에서 가장 흔하게 수술하는 질환 가운데 하나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임신 37주 이전에 태어난 미숙아는 발생률이 30%에 이른다. 반면에 만삭으로 태어난 영아 3~5%에서 발생한다. 그러므로 신생아중환자실 치료를 받았거나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라면 더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원인은 태아 발달 과정에 있다. 태아 시기 남아 고환과 여아 난소는 복부 안쪽에 있다가 임신 후반기에 제 위치로 이동한다. 이때 생긴 이동 통로는 출생 전후 자연스럽게 닫혀야 하지만, 일부 아이는 통로가 완전히 닫히지 않은 채 태어난다.

그 틈으로 장이나 지방조직이 빠져나오면 탈장이 생긴다. 복벽이 약해져 생기는 성인 탈장과 달리 소아 탈장은 대부분 선천적 발달 문제로 발생한다.

성별 차이도 뚜렷하다. 고환 이동 과정이 길고 복잡한 남아가 여아보다 5배 이상 흔하다. 환자 10% 가량은 가족력이 있으며, 평균 발견 연령은 만 3세 전후지만 전체 환자 3분의 1은 생후 6개월 안에 발견될 만큼 영아기에도 흔하다.

대표 증상은 사타구니가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현상이다.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다가 아이가 울거나 힘을 주거나 대변을 볼 때처럼 복압이 오르면 나타나고, 편안해지면 다시 들어가기도 한다. 증상이 오락가락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탈장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가장 주의할 상황은 ‘감돈탈장’이다. 감돈이란 빠져나온 장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끼어버린 상태를 말한다. 튀어나온 부위가 단단하게 만져지고 붓거나 색이 변할 수 있으며, 남아는 음낭이 푸르게 변하기도 한다.

이때 아이가 심하게 보채거나 구토, 복통, 수유 거부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감돈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장으로 가는 혈류가 막혀 장 괴사, 장천공,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나영현 고려대구로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가소아 탈장은 단순히 튀어나오는 증상으로 끝나지 않고 장 괴사나 장폐색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조기에 진단하고 응급상황으로 발전하기 전 적절한 시기에 수술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소아 탈장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아 수술 치료가 원칙이다. 통로를 막아 장이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선천적 원인으로 생기는 만큼 완전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대부분 큰 문제 없이 회복한다.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시킬 때 사타구니 좌우가 대칭인지 살피고, 아이가 울 때마다 사타구니가 불룩해지거나 덩어리처럼 만져지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절개수술과 복강경수술 가운데 최근에는 대부분 복강경수술을 시행한다. 복부에 작은 구멍을 내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는 방식으로, 절개 범위가 작고 회복이 빠르며 흉터 부담이 적다. 소아용 로봇 수술 기구 개발이 뒷받침되면 로봇수술 적용도 가능할 전망이다.

나영현 교수는 “부모가 평소 아이 몸 상태를 관심 있게 관찰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한 예방이자 관리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복강경수술 발달로 통증과 흉터 부담이 줄었고 회복도 빨라졌다”며 “남아는 정관과 고환 혈관이 가까이 있어 섬세한 수술이 필요한 만큼, 소아 성장 과정과 해부학적 특성을 잘 이해하는 소아외과 전문의와 상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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