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1억 달러 규모의 포괄적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정부는 ‘살상 무기’와 같은 직접적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의지를 보여준 동시에 이를 둘러싼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나토 협력 확대 속 전략적 균형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현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성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위 실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1억 달러 규모의 포괄적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관한 우리의 기여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며 “하루빨리 참혹한 전쟁이 끝나고 평화로운 일상이 회복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은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국제사회와 함께 힘을 계속 보태 나갈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구체적 지원 내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이번 지원이 살상 무기와 같은 직접적 지원은 아니라는 점은 명확히 했다. 지원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고 나선 것은 이에 따른 외교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요인은 나토와 러시아,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 문제와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러-우 전쟁이 당면한 안보 위협으로 작용하는 나토 입장에선 우크라이나 지원은 중요한 이슈다. 문제는 이러한 나토의 입장이 나토를 대상으로 방산 수출 활로를 모색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고문은 지난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과 나토 및 유럽 동맹국 간 협력이 지속되면 한국은 점진적으로 유럽-대서양 안보 문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 나토는 지난 2월 한국에 ‘우크라이나 우선 지원 목록(PURL)’ 가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PURL은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무기를 나토 회원국이 미국에서 구입해 지원하는 제도로 당시 정부는 나토와 협의 중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문제는 이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이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지난 2월 러시아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직·간접적 무기 공급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고문은 앞선 보고서에서 “이런 점에서 이번 앙카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및 군수 장비 지원 문제가 한국이 직면한 가장 부담되는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는 글로벌 책임 강국의 관점에서 접근하되 한반도 평화공존에 도전 요인으로 작용하는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번 이러한 PURL 가입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살상 무기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은 결과적으로 이러한 정세 속에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 입장은 기존에서 변함이 없다. 살상 무기는 지원하지 않는 입장”이라며 “그 외에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상 무기는 제외하고 여타 영역에서 지속적인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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