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리가켐바이오가 항체약물접합체(ADC)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기술이전 전략을 고도화한다.
기존처럼 비임상 단계에서 빠르게 기술수출을 추진하는 방식은 유지하되, 자체 항체 발굴과 후기 임상 에셋 확대, 플랫폼·제품을 결합한 패키지 딜을 통해 거래 규모와 부가가치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8일 채제욱 리가켐바이오 부사장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리가켐바이오 글로벌 R&D 데이 2026’에서 글로벌 사업개발 전략을 발표하며 “이전처럼 빨리 딜을 사인해서 액수나 밸류를 낮춰가며 해야 하는 입장은 아니다”고 운을 뗐다.
리가켐바이오는 그동안 ADC 플랫폼 기술과 개별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10건 이상의 기술이전을 성사시켰다.
채 부사장은 “저희 ADC 기술이 실제 임상 약물 경쟁력으로 검증되고 있다”며 “플랫폼 기술 수상이 플랫폼 딜의 가치를 높였다면, 이제는 실제로 만든 약물의 경쟁력과 가치가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서 리가켐바이오는 ADC 시장의 성장성과 빅파마의 투자 확대 배경도 설명했다.
채 부사장은 “ADC가 돈이 되는 시장”이라는 점을 빅파마 투자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 허가받은 ADC 상당수가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고, 기존 약물보다 피크세일즈(최대 매출 시점)에 도달하는 기간도 짧다는 설명이다.
그는 “ADC는 높은 매출과 짧은 피크세일즈 도달 기간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2025년 기준 약 24조원 규모인 시장이 2031년 50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중국 ADC 기업들의 약진도 주요 화두다. 최근 중국 은 정부 지원과 대규모 임상 진입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이전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때문에 중국식 전략을 국내 기업이 그대로 따라가기는 어렵다.
그는 “중국은 많은 임상 물질을 투입해 실패 더미 위에서 살아남은 일부가 기술이전되는 구조”라며 “한국 ADC 기업이 100건씩 임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경쟁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임상적으로 검증된 자체 ADC 플랫폼과 차세대 기술 개발을 내세웠다. 기존 플랫폼을 바탕으로 타깃과 암종별로 빠르게 임상에 진입하는 한편, 이중항체 ADC, 듀얼 페이로드 ADC, 단백질 분해제 기반 ADC 등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에서도 차별화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술이전 모델도 변화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기존에 외부 항체 전문기업으로부터 항체를 도입하거나 공동개발을 통해 ADC 후보물질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글로벌 CRO(임상시험수탁기관)를 활용해 자체 기준에 맞는 ADC용 항체를 직접 발굴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술이전 시 수익을 외부 파트너와 나누는 구조를 줄이고, 리가켐바이오가 가져가는 몫을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채 부사장은 “이제는 ADC용 항체가 어떤 특성을 가져야 하는지, 특정 타깃에 어떤 특징이 필요한지 알고 있다”며 “이렇게 ADC를 만들면 기술이전 시 더 이상 나눠주지 않아도 돼 회사에 돌아오는 포션이 훨씬 커진다”고 설명했다.
후기 임상 단계 에셋 확보도 향후 기술이전 전략의 핵심으로 제시됐다. 리가켐바이오는 약 4500억원의 보유 현금과 향후 유입 가능 자금, 성장펀드 등을 포함하면 약 1조원 규모의 재원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비임상 후보물질 수를 늘리고, 일부 파이프라인은 임상 2상 이후 단계까지 개발해 더 큰 규모의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채 부사장은 “기존처럼 초기 단계 기술이전은 지속하되, 큰 그림에서는 임상 2상이나 후기 단계로 진입하는 파이프라인 수를 늘릴 것”이라며 “후기 임상 에셋을 기술이전하면 지금보다 규모와 부가가치 측면에서 더 큰 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파트너사의 제3자 기술이전 가능성도 리가켐바이오의 추가 수익원으로 언급됐다. 채 부사장은 익수다테라퓨틱스와 시스톤 등이 개발 중인 ADC 후보물질이 향후 빅파마에 기술이전될 경우, 계약 구조에 따라 리가켐바이오도 상당한 규모의 업프론트(계약금)와 마일스톤( 단계별 성과보수)을 공유할 수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향후 개별 플랫폼 딜과 제품 딜을 병행하면서,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을 묶은 패키지 딜도 추진할 계획이다.
채 부사장은 “각각 하나하나가 플랫폼 딜이자 에셋이 될 수 있지만, 이제는 이것들이 합쳐져 더 큰 딜로 나아갈 수 있다”며 “여러 회사와 그런 모델로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기술이전 공백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 대해서도 “비밀유지계약(비밀유지계약)부터 물질이전계약(MTA), 텀시트까지 다양한 단계의 딜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조금만 기다리면 회사에 가장 큰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딜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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