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대한황실, 120년 만의 동행 '첫 결실'…재미교포에 '황실 뿌리' 알렸다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120년 만에 다시 손을 맞잡은 숙명여자대학교와 대한황실이 재외동포 차세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협력의 보폭을 넓혔다. 

대한제국 황실이 설립한 '황립학교'의 역사적 정체성을 되살리는 데서 나아가 재미교포 청소년들에게 한국인의 뿌리와 궁중문화를 알리는 실질적인 교육 사업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숙명여자대학교(총장 문시연)와 대한황실 의친왕기념사업회(회장 이준)가 공동 주관한 '황실과 함께하는 K-Royal Summer MoMo Camp'가 지난 3일 수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캠프는 양 기관이 지난 3월 체결한 '대한제국 황실 설립 황립(皇立) 학교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의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숙명여대는 지난 1906년 고종황제와 순헌황귀비가 여성 교육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한 명신여학교를 모태로 한다. 

올해 창학 120주년을 맞은 숙명여대는 지난 3월 고종황제의 장증손인 이준 황손이 이끄는 의친왕기념사업회와 120년 만에 공식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당시 양 기관은 황실 유산을 활용한 한류 콘텐츠 제작과 브랜딩, 장학·교육사업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후 숙명여대 박물관의 '창학 120주년 기념: 대한제국의 미래를 말하다' 특별전을 시작으로 기념 음악회와 국립극장 순헌무용단 특별공연 등 황실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사업을 잇달아 진행했다.


이번 'K-Royal Summer MoMo Camp' 역시 이같은 협력의 연장선이다. 그동안 여름방학마다 재미교포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운영해 온 프로그램이지만, 올해는 숙명여대 창학 12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숙명여대 캠퍼스에서 열렸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캠프에는 재미교포 청소년 86명과 학부모 100여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궁중 어진 그리기와 전통 국궁, 궁중 요리·예절 등 한국 황실 문화를 직접 체험했다. 한글과 한국사, 경제 교육을 비롯해 K팝 댄스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면서 한국의 역사와 현대 문화를 폭넓게 접했다.

교실 밖 현장 교육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경복궁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한국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살펴보고 CJ 스튜디오 견학, 두산베어스 야구 경기 관람 등을 통해 현재의 한국 문화도 경험했다.

미국 출신 교육학 전공 디렉터와 전문 스태프 24명이 학생들의 생활 지도를 맡았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됐으며 원어민 교수진도 교육에 참여했다.

지난 3일 열린 수료식에서는 캠프 기간 리더십과 봉사정신을 보여준 참가자들을 위한 시상도 진행됐다. '고종황제상(Emperor Gojong's Award)'은 김지희 학생이 받았으며, 올해 처음 마련된 '순헌황귀비상(Queen Sunheon's Award)'은 유 케이틀린(Kathlyn Yoo) 학생에게 돌아갔다.

고종황제와 순헌황귀비의 장증손인 이준 황손은 수료식에서 "가슴 속에 한국인의 뿌리를 잊지 말고, 그 품격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 자랑스러운 인재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은 "지난 1906년 대한제국 황실이 설립한 숙명여대를 찾아준 전 세계 해외동포 캠퍼들과 학부모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황립학교로서 숙명여대가 지닌 '로열 아이덴티티(Royal Identity)'를 확고히 정립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친왕기념사업회는 이번 캠프를 단순한 문화 체험을 넘어 차세대 재외동포의 정체성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

이영주 의친왕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약 500만명에 달하는 외국 국적의 해외 동포들은 한민족의 뿌리를 공유하고 있으나 재외국민과 달리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 차원의 정체성 교육 사업에서 소외돼 온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재외동포들에게 한민족의 뿌리를 심어주는 것은 21세기 대한황실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라고 생각해 이번 캠프를 기획했다"며 "국내 유일의 황립 대학인 숙명여대에서 창학 120주년을 맞아 뜻깊은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준 국제팀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숙명여대와 의친왕기념사업회는 120년 만에 복원한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황실과 궁중문화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의 외연을 넓힐 계획이다. 

또한 향후 다양한 연령과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궁중문화 체험 콘텐츠를 공동 개발하고 관련 사업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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