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화오션이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CPSP, 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 수주전에서 끝내 고배를 마셨다. 국내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과 ‘원팀’을 이뤄 ‘잠수함의 원조’ 독일과 마지막까지 경쟁을 펼쳤으나 ‘나토 동맹’의 벽을 넘지 못한 모습이다. 다만, 거침없는 성장과 뛰어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은 나름의 소득으로 평가된다.
◇ 독일과 대등한 경쟁… ‘나토 동맹’의 높았던 벽
국민적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가 무산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7일 새벽 잠수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의 TKMS(티센크푸르마린시스템스)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3,000톤급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건조하고 30년간 유지·보수·정비(MRO)까지 맡는 것으로, 최대 100조원 규모에 이를 수 있는 초대형 사업으로 주목을 끌었다. 특히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에겐 단순한 ‘수주 잭팟’을 넘어 잠수함 분야에서 역량을 입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다.
이에 한화오션을 넘어 국가적 차원의 ‘원팀’이 꾸려졌다. 국내에선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수주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원팀’으로 손을 잡았고, 방위사업청을 비롯해 각 정부 부처가 대거 참여한 범정부 TF가 마련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두 차례나 직접 캐나다로 건너가 전폭적으로 힘을 보탠 바 있다.
물론 우리나라는 어디까지나 ‘도전자’의 입장이었다. 더욱이 최종 경쟁 상대인 독일은 과거 우리나라가 잠수함 기술을 도입한 ‘원조국’이었다. 그럼에도 기술 및 품질 측면에선 대등하고, 납기 측면에선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나토 동맹’의 벽은 높았다. 독일은 기술과 품질 등 본질적인 요소 외에 ‘나토 동맹국’이라는 큰 차별점이 있었다. 실제 캐나다는 나토 정상회의 직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두고 ‘나토 동맹’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써 앞서 KDDX 사업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축포를 터뜨렸던 한화오션은 ‘연타석 홈런’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에 이어 캐나다 잠수함 사업까지 굵직한 방산부문 수주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거듭 마주하게 된 모습이다.
한화오션은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진인사(盡人事)’의 자세로 임했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이 결과는 전적으로 한화오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던 국민 여러분, 열과 성을 다 해 지원을 해 주신 정부와 국회 관계자 여러분, 해군 및 방사청 등 군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수주 경쟁에 동참해 노력해 주신 모든 기업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주전에 발벗고 나섰던 강훈식 비서실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경제·산업 협력과 안보, 비용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 고려해 결정을 내린 캐나다 정부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직접 현장을 챙기며 우리 ‘방산 원팀’과 마지막까지 모든 역량을 쏟았던 사업이라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도전이 남긴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대한민국 잠수함의 기술력과 우리 산업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 가장 선명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하며 “이번 결과를 ‘졌지만 잘 싸웠다’는 위안으로만 남겨두지는 않겠다. 부족했던 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더욱 키워 다음 도전에선 반드시 빛나는 성과를 만들겠다. 다시 신발 끈을 묶고 뛰겠다. 이번 수주 활동 기간 동안 단단하게 맞잡았던 정부와 기업의 손은 느슨해지지 않을 것이며 더 넓은 새로운 시장을 향해 지치지 않고 함께 달려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비록 이번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는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우리 저력을 국제 사회에 다시 한 번 분명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의 경험은 우리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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