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수입차 판매량을 끌어 올린 것은 ‘전기차’다. 특히 수입차 판매량 1위 자리에 미국 전기차 ‘테슬라’가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수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눈여겨 봐야 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중국 태생의 중국산 전기차 브랜드 ‘BYD’도 상반기에만 1만대 이상을 팔며 주목을 끌었다. 이밖에 5위 싸움도 치열해 관심이 쏠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 기준 올해 상반기 수입차는 총 18만4,032대가 팔렸다. 이 가운데 절반 수준인 45.5%(8만3,790대)는 ‘전기차’다. 내연기관(가솔린·디젤)이나 하이브리드(HEV·MHEV·PHEV 포함) 모델보다 전기차가 더 많이 팔렸다.
수입 전기차 판매의 대부분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상반기에만 5만6,139대의 신차를 판매하며 수입 전기차 판매량의 67%를 차지했다. 신차 판매량 기준 수입차 전체에서도 1위로, BMW(3만9,150대)와 메르세데스-벤츠(2만9,776대)를 넘어섰다.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30.5%에 달한다. 상반기 수입차를 구매한 10명 중 3명은 테슬라를 구매한 셈이다.
테슬라 내에서는 중형 SUV 전기차 모델인 ‘테슬라 모델Y’가 상반기 4만3,359대 판매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사이즈라는 점과 배터리 완전 충전 시 주행 가능한 거리가 트림에 따라 국내 인증 기준 400㎞, 505㎞, 543㎞로 짧지 않다는 점도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가격도 기본형인 모델Y 프리미엄 RWD는 4,999만원부터 시작해 합리적인 전기차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상반기가 끝나고 지난 1일 정부가 올해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 업체 및 차종을 발표하자마자 테슬라코리아는 자사 전기차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하반기에도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내용이 발표되자 테슬라코리아는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Y 프리미엄 RWD만 가격을 유지하고, 나머지 차종의 국내 판매 가격은 300만∼700만원씩 올렸다.
테슬라코리아는 차량 가격을 모델3 △RWD 4,199만원→4,699만원 △롱레인지 5,299만원→5,999만원 △퍼포먼스 6,499만원→6,999만원으로 각각 인상했으며, 모델Y △프리미엄 RWD 4,999만원 동결 △롱레인지 AWD 6,399만원→6,699만원 △6인승 모델Y L 6,999만원→7,299만원으로 인상했다.
특히 이번 가격 인상은 예고된 게 아닌 보조금 발표가 된 직후 기습 인상이라는 점에서 ‘보조금 악용’ 사례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테슬라코리아는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2020년 회계연도부터 지난해까지 재무제표상 기부금 항목이 확인되지 않는다. 주요 수입차 브랜드는 국내에서 거둔 수익 일부를 여러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지만, 테슬라코리아는 이러한 기부가 전무한 모습이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 차량에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박탈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는 아직 이와 관련한 논의를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한국 정부와 소비자를 ‘호구’ 취급하는 테슬라코리아에 대한 단호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테슬라에 이어 중국 전기차 기업인 BYD도 상반기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다.
BYD는 올 상반기 1만1,675대 신차 판매를 기록하며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BYD는 지난해 1월 브랜드 론칭 후 동년 4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번 실적은 BYD가 한국 진출 2년 차에 거뒀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끈다.
BYD는 ‘가성비’를 내세운 전기차 브랜드다. 가장 저렴한 모델은 소형 해치백인 ‘돌핀’으로, 차량 가격은 2,450만원부터 시작이다. ‘2,000만원대 전기차’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 성공했고, 상반기 4,511대 판매를 기록하며 BYD 브랜드 내에서 최다 판매 차량에 등극했다.
이어 중형 SUV 전기차인 BYD 씨라이언7 모델은 4,477대가 팔렸다. 씨라이언7은 기본형 4,490만원, 플러스 트림은 4,690만원이다. 보조금을 적용 받는다면 4,000만원 초중반 수준에 구매가 가능해 합리적인 모델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BYD에 대한 보조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의 보조금 지원 대상 브랜드에서 BYD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보조금 대상에서 탈락한 것이다. 이에 BYD코리아는 한시적으로 ‘자체 보조금 지원’을 시행하고 나섰다. 테슬라코리아와는 180도 다른 행보다.
여기에 상반기 막바지에 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PHEV 모델인 씨라이언6 DM-i 출시를 알렸다. 씨라이언6는 중형 SUV PHEV 모델임에도 국내 출시 가격은 3,650만원부터다. 4,000만원 미만의 ‘중형 SUV’, 전기모터와 엔진을 동시에 사용하며 연료효율(연비)을 높인 ‘PHEV’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BYD코리아는 올 하반기 씨라이언6 중심의 마케팅을 펼치며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받지 못하게 되면서 판매가 줄어드는 것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는 렉서스와 볼보자동차, 아우디 3사가 수입차 업계 5위 자리를 두고 접전을 펼치고 있다.
상반기 3사의 판매실적은 △렉서스 7,819대 △볼보 7,470대 △아우디 7,337대로 격차가 크지 않다.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이 가운데 아우디는 올 상반기 준대형 세단인 A6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투입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 성공했다. 아우디 A6는 출시 직후인 5월과 6월 수입차 가솔린 모델 판매 1위에 올랐다. 신형 아우디 A6는 지난 4월 20일 국내 출시를 알렸는데, 두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000대 이상 판매됐다. 여기에 준중형 SUV 전기차 모델인 Q4와 지난해 출시된 신형 아우디 Q5도 상반기 각각 1,7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아우디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지난달 국내 출시를 알린 준중형 SUV 모델 더 뉴 아우디 Q3가 본격적으로 판매가 개시되는 만큼 판매량을 조금 더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렉서스는 상반기 중형 SUV NX가 약 2,800대, 이어 곧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준대형 세단인 ES가 2,500대 이상 판매됐다. 준대형 SUV인 RX도 1,3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실적 견인에 힘을 보탰다. 하반기에는 ES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면서 판매량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볼보는 상반기 중형 SUV XC60이 2,400대 이상 팔렸고, 소형 SUV 전기차 EX30이 약 2,000대에 가까운 판매를 기록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여기에 준대형 SUV XC90이 1,000대를 겨우 넘겼다. 여기에 XC40과 S90이 900대 안팎의 신차가 판매됐다.
볼보는 상반기 준대형 SUV 전기차인 EX90 출시에 이어 하반기 준대형 세단 전기차 모델인 ES90을 투입한다. 신형 전기차 모델들은 하반기부터 출고를 하는 만큼 실적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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