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잡으려다 게시글 지울라…네이버·카카오, 삭제 딜레마

마이데일리
허위조작정보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게시물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7일부터 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 운영 현장에서 어떤 게시물을 허위조작정보로 볼지, 어디까지 삭제·차단할지, 이용자 이의신청은 어떻게 보장할지 등을 세세히 판가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민감한 정치적 주장이나 비판 게시물을 삭제할 경우 표현의 자유 침해와 민간 검열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6일 IT(정보 기술)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 사업자는 불법정보와 허위조작정보 대응을 위한 자율운영정책을 수립하고, 신고 접수·처리 체계와 투명성 보고서를 마련해야 한다.

적용 대상은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동안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동영상 공유 서비스, 검색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카카오톡 같은 폐쇄형 개인 간 대화 서비스는 제외되지만, 오픈채팅처럼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공개형 서비스는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존 게시물 운영정책과 신고 체계를 바탕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고객센터에 불법정보·허위조작정보 신고와 조치에 따른 이의신청 항목을 두고 있다. 게시물 운영정책에는 관련 법령이나 약관, 운영정책에 위배되는 게시물에 대해 비공개·삭제·게재 거부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카카오도 법 시행을 앞두고 운영정책 정비에 들어갔다. 카카오는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하는 행위를 금지 사항으로 반영하고, 이용자 신고 접수와 처리 절차를 정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카카오 사옥. /각사

문제는 판단 기준이다. 허위조작정보 규제는 법원에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 유통해 수익을 얻는 일부 게시자에게 과징금을 부과하는 구조다.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비판, 정치적 주장 자체가 곧바로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플랫폼 입장에서는 법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게시물을 보수적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신고가 몰리는 이슈성 게시물이나 정치·사회 현안 게시글은 판단이 쉽지 않다. 허위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단계에서 노출 제한이나 삭제가 이뤄지면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자 혼선도 불가피하다. 네이버 카페·블로그·밴드, 카카오 오픈채팅·다음 댓글 등 이용자 게시물이 활발한 서비스에서는 신고 대상과 처리 결과를 둘러싼 갈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같은 유형의 게시물이라도 플랫폼별 운영정책과 판단 기준에 따라 조치가 달라질 경우 형평성 논란이 나올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삭제 자체가 아니라 절차의 투명성이다. 신고가 들어온 게시물을 어떤 기준으로 검토했는지, 삭제·차단·노출 제한 중 어떤 조치를 했는지, 게시자가 어떤 방식으로 이의신청할 수 있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투명성 보고서도 단순 건수 공개에 그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IT업계 관계자는 “허위조작정보 대응은 필요하지만 플랫폼이 사실상 민간 심판자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조치 기준과 이의신청 절차가 중요하다”며 “삭제를 많이 하는 것보다 이용자가 납득할 수 있는 설명과 절차를 갖추는 것이 제도 안착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가짜뉴스 잡으려다 게시글 지울라…네이버·카카오, 삭제 딜레마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