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만약, 김규성의 좌익수 뜬공에 고영민 코치가 팔을 돌렸다면.
KIA 타이거즈가 4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서 뼈 아픈 패배를 안았다. 4-5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 박재현이 NC 우완 임지민의 낮은 슬라이더를 툭 걷어올려 좌선상에 뚝 떨어지는 타구를 날렸다. 이때 박재현은 NC 좌익수 권희동의 수습이 빠르지 않은 모습을 보고 과감하게 3루까지 달렸다.

2루를 돌고 넘어질 뻔했지만, 가속도가 줄어들지 않았다. NC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여유 있는 세이프. 박재현의 재치 있는 주루 하나로 경기 분위기가 단숨에 바뀌었다. KIA는 9번 김규성에 이어 상위타선으로 이어지는 상황. 대역전 끝내기까지 노려볼 만했다.
그러나 김규성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김호령의 좌중간 뜬공에 박재현이 아웃카운트를 착각하는 대형사고를 쳤다. 1사였는데 2사로 착각하고 홈 태그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타구가 뜨자마자 홈으로 달렸다. 뒤늦게 귀루, 하마터면 3루에서 횡사해 경기가 그대로 끝날 수도 있었다. 결국 박상준이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물러나면서 경기종료.
임지민은 공이 빠른 투수다. 김규성도, 김호령도 빠른 공에 타격 타이밍이 늦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래서 외야로 타구를 보냈지만, 멀리 공을 보내지는 못했다. 그런데 김규성의 타구를 잡은 권희동의 위치는 좀 애매했다.
분명 짧다면 짧은 타구였는데, 또 그렇다고 아예 홈 태그업이 안 될 상황이라고 보기엔 약간 애매한 측면이 있었다. 더구나 박재현은 발이 빠른 선수다. 결국 고영민 3루(작전)코치는 팔을 돌리는 대신 두 팔을 들어 박재현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야구는 결과론이다. 그런데 만약 여기서 박재현이 그대로 태그업을 통해 홈 쇄도를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세이프 돼 동점이 됐을 수도 있고, 아웃 돼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됐을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이후 김호령 타구에서 본헤드플레이는 안 나왔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고영민 코치를 탓하면 안 된다. 당연히 그 절체절명의 승부처서 박재현이 아웃카운트를 착각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무사 3루여서, 약간의 여유는 있었다. 어쨌든 김호령~박상준~김도영으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으로 연결됐다. 충분히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이래서 3루 작전코치가 참 힘들다. 감독의 작전만 주자, 타자에게 잘 전달한다고 일을 잘 하는 게 아니다. 경기흐름을 다 읽고 있어야 한다. 상대의 의도까지 간파하고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팔을 돌렸다고 욕 먹고, 안 돌렸다고 욕 먹는 게 3루 코치다.

박재현이 가장 팀에 미안할 것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고영민 코치도 아쉬운 하루였을 듯하다. 고영민 코치는 어쩌면 박재현이 아웃카운트를 착각한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3루 코치는 3루 주자와 직접 얘기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상황은 고영민 코치의 책임이 아닌 박재현의 본헤드플레이다. KIA가 너무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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