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제가 잠실을 26년째 보는데…밀어서 홈런 2방은 처음 본다.”
KBS N 스포츠 박용택 해설위원이 3일 잠실 LG 트윈스-한화 이글스전을 KBS에서 중계하다 내뱉은 코멘트다. 강백호(27, 한화 이글스)가 9회초 2사 2루서 LG 이상영에게 볼카운트 1B서 한가운데 슬라이더를 밀어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트린 직후였다.

이날 강백호는 6회 선제 솔로포에 이어 9회 쐐기 투런포까지 홈런 두 방을 쳤다. 투수친화적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멀티홈런을 친 것은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흔하게 볼 수 없어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홈런 두 방을 모두 밀어서 넘기는 것은 절대 흔하지 않다.
평소에 잘 밀어치는 선수라고 해도 잠실구장에서 한 경기에 한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밀어서 홈런을 치긴 쉽지 않다. 박용택 해설위원의 얘기가 과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6회 첫 홈런의 비거리는 115m였고, 9회 두 번째 홈런의 비거리는 무려 130m였다.
강백호도 6회 첫 홈런의 경우 라클란 웰스의 하이패스트볼을 노리긴 했지만, 타이밍이 늦었다고 실토했다. 대신 끝까지 눌러서 치면서 넘어갔다고 돌아봤다. 대신 9회 두 번째 홈런은 이상영의 바깥쪽 코스의 공을 감안해 의식적으로 센터 방면으로 보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강백호의 타격 컨디션과 기술이 물오를 대로 올랐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홈런 1~2위를 달리는 오스틴 딘(LG 트윈스)과 김도영(KIA 타이거즈)보다 홈런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물론 강백호가 전형적인 홈런타자가 아닌 것은 맞다. 그러나 올해 커리어 첫 30홈런을 넘어 40홈런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흥미로운 건 박용택 위원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강백호가 실제 가장 만족한 타격은 두 차례의 홈런이 아닌 8회 희생플라이였다는 점이다. 한화는 1-0으로 앞선 8회초에 5득점 빅이닝으로 승부를 갈랐다. 시작이 강백호의 희생플라이였다. 1사 1,3루서 LG 우완 김진성에게 볼카운트 2S라는 불리한 상황서 바깥쪽 높은 142km 포심을 툭 밀어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연결했다.
타자에게 ABS의 사각지대였다. 그러나 컨디션 좋고, 본래 컨택 좋은 강백호가 가볍게 툭 밀어서 타점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강백호는 안타와 홈런도 잘 치지만, 득점권에서 주자를 홈으로 보내는 타구를 잘 만들어낸다. 괜히 85타점이나 생산한 게 아니다.
강백호는 “딱 그 정도 높이를 보고 있었다. 앞선 2개의 공이 내 입장에선 아픈 공이었다. 높고 먼 코스였는데 큰일났다 싶었다. 타이밍 잡기 어려운 선수이고, 몸쪽으로 오면 어쩔 수 없으니까 직구 타이밍에 짧게 끊어치자고 생각했다. 거기서 1~2점 내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홈런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고 조금 더 집중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백호는 “타이밍 높게 보고, 변화구 타이밍에 그냥 직구 치듯 쳤다. 운이 좋았다. 그것 칠 때가 제일 기뻤다. 그리고 뒤에 (노)시환이가 홈런도 쳐줘서 더 기뻤고. 좋았습니다”라고 했다. 레전드 해설위원의 감탄과 별개로, 정작 강백호는 이 순간 가장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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