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코스닥 시장이 이달 1일자로 ‘30돌’을 맞았다. 유망한 중소·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1996년 7월 1일 출범한 코스닥 시장은 지난 30년간 덩치를 키웠다. 개설 당시 341개에 불과했던 상장사는 1,821개로 불어났고 시가총액은 7조원 규모에서 600조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의 30주년 잔치는 축포 대신, 무거운 기운이 역력했다. 상장기업수와 전체 시가총액은 불어났지만, 지수는 지난 30년간 퇴보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30주년 당일, 코스닥 지수는 929.35에 장을 마쳤다. 3일 기준 장중 868선 까지 밀려났다. 코스닥지수가 개설 당시 100으로 시작해 2004년 기준지수를 1000으로 10배 상향 조정한 점을 감안하면 현 지수는 오히려 퇴보한 수준이다.
코스닥 지수는 최근 1년간 이어진 투자 활황기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코스피가 대형 반도체와 우량 종목을 기반으로 역사적인 상승 랠리를 거듭하는 사이, 코스닥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흐렸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4월 말 1,200선까지 돌파하기도 했지만 5월 중순 이후 다시 주저앉기 시작했고 최근엔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더욱 맥을 못추고 있다.
코스닥 지수 부진엔 여러 배경이 거론된다. 먼저 코스피 반도체 대형주로 자금이 집중되며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첫 번째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성장주 투자심리 위축, 한계·부실 기업의 누적에 따른 시장 신뢰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장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거래소는 이달 1일부터 상장 유지기준을 강화했다. 앞으로 30거래일 연속 주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는 단계적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댔다.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은 코스피 상장사는 300억원, 코스닥 상장사는 200억원으로 상향됐다. 또한 당국은 실질심사 절차 합리화와 불성실공시 벌점 기준 강화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제도 개선은 부실 상장 기업을 퇴출해 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코스닥 시장은 이러한 제도 개혁의 주요 ‘타깃’이다. 코스피 대비 동전주가 많고, 부실·한계기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올해 증시 퇴출 상장기업수를 88개까지 예상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코스닥 시장 30주년 잔치엔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강화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상장 기업들은 ‘구조조정 칼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거래소 측은 코스닥 30주년을 맞아 시장에 강한 개혁을 압박했다.
코스닥 시장은 기로에 서 있다. 30년의 세월 동안 덩치를 키웠지만, 그만큼의 충분한 내실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코스닥 시장은 30년째 ‘개미지옥’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재무 상태가 취약한 기업이 많고, 경영진의 횡령이나 불공정거래 이슈로 상장 폐지되는 사례가 빈번해 개인투자자들이 손해 위험에 많이 노출되면서 붙여진 오명이다.
코스닥 시장이 이러한 오명을 벗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무늬만 상장사’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이른바 ‘좀비기업’들은 과감하게 솎아내야 한다.
아울러 부실기업이 아니지만 주주가치 제고에 소극적인 상장기업도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바라는 주주들의 바람에 부합했는지 되돌아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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