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주식 매도세로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1550원대를 유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기록적인 고공행진으로 하루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거래일 대비 0.9원 오른 1555.8원에 마감했다. 지난 1일 기록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5일(종가 기준 1568.0원) 이후 최고치(1554.9원)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 대비 2.6원 내린 1552.3원에 출발해 장중 1550.7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으나 마감 직전 하락 폭을 줄이며 소폭 상승 마감했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가 견인했다. 외국인은 이날 오후 5시33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약 4조3709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지속해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매파적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발언이 나오면서 환율의 폭등세는 제한됐다.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위험이 낮아졌다"고 발언함에 따라 글로벌 달러 강세가 주춤한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같은 시각보다 0.176 내린 101.235로 집계됐다.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이면서 지난 1일 162.834엔까지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도 162엔대 초반으로 내렸고 주간 거래 마감 이후 연장 거래에서는 한때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밑돌기도 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58.83원으로 지난 1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 대비 3.2원 올랐다.
외환 당국의 긴급 구두 개입도 장중 변동성에 영향을 미쳤으나 흐름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했다.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이날 오전 "환율이 펀더멘털에서 괴리돼 쏠림이 심화할 경우 즉시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를 단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각별한 경각심을 드러냈다.
증권가에서는 해외 패시브 자금의 이동 등으로 인해 고환율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오는 3분기 상단을 더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재현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 5월 중 1500원 돌파 이후 이달 들어 1550원까지 상승한 환율 주도 요인은 해외 패시브 펀드의 리밸런싱 매도로 판단된다"며 "연초부터 누적된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도 자금(980억달러)이 대규모 무역흑자와 비견되는 수준인 데다 하반기에도 리밸런싱 매도가 지속될 경우 상단을 막아줄 눈에 띄는 재료가 부재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환당국의 매도 개입 여력 등을 고려하더라도 외국인 리밸런싱이 지속되면 대응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어 오는 3분기 내 달러·원 환율의 상단을 16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원화 가치가 점진적으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위 연구원은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중심의 메가프로젝트 등으로 인해 향후 수출업체들이 국내 투자 자금 충당을 위해 해외 유보 수출대금을 국내로 환류시킬 유인이 확대될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확대된 해외투자 역시 향후 배당과 이자 소득 형태로 회수되는 시점에는 환율 하락 재료로 작용할 수 있어, 외국인 리밸런싱 수요가 일단락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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