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오찬 회동을 하고 당내 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 내부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전·현직 대통령이 만나 통합에 목소리를 높인 만큼, 여당 내부서도 화해 무드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만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이 생각하는 통합의 방점은 미묘한 온도차가 드러나며 여전한 불안 요인으로 남겨진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1일 청와대 상춘재로 문 전 대통령을 초대해 오찬을 가졌다. 짙은 회색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이 대통령은 청와대 녹지원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포옹으로 인사를 나눈 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물었다. 이 대통령은 “건강은 괜찮다”며 “여기 오랜만이시죠”라고 화답했다. 이후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로 이동해 기념 촬영을 하고 환담을 나눴다.
이날 회동은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성사됐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여권 내부의 갈등이 단순한 계파 갈등을 넘어 민주 진영 적통성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는 만큼, 두 대통령의 만남이 꼬인 실타래를 풀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통령께서 당 대표 시절 두 분이 만나셔서 ‘명문정당’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통합의 단계를 끌어 올렸던 적, 위기를 극복했던 적이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날 만남에서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은 ‘통합’의 가치에 힘을 실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재명 정부에 주어진 또 하나의 시대적 과제는 국민통합”이라며 “국민통합으로 이렇게 나아가려면 역시 당내의 단합, 이게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먼저 단합하고 그 위에 민주개혁 진영 그리고 빛의 혁명을 함께했던 그런 세력들과 더 큰 단합을 이뤄내야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그렇게 본다”고 했다.
◇ 당내 갈등 봉합 주목
이 대통령 역시 이러한 문 전 대통령의 통합 제언에 공감했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이 당내 단합을 우선적 가치로 언급한 것과 달리 이 대통령은 당내 통합을 외연 확장과 같은 선상에 두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앞서 유시민 작가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지지층이 원한 것은 증축인데 이 대통령이 재건축을 하려고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와 맞물려 이 대통령이 진영내 단합과 외연 확장이라는 두 축을 모두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생각을 ‘구조적 다수’라는 의미로 표현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집권해서 모두를 대표해서 모두를 위한 정치를 또 행정을 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고 그래서 저는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를 잘 조화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청와대는 이러한 ‘구조적 다수’라는 용어가 어떤 개념화가 된 것은 아니라고 확대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두 분은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 진영의 단합과 외연 확장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가치임을 강조하셨다”며 “가짜 뉴스나 멸칭 등으로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뜻을 모으셨다”고 했다. 아울러 이날 회동에선 특정 정당이나 인물 등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이 당내 화합에 한목소리를 낸 만큼, 여권 내부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단합과 확장으로 성과를 만들고 그 성과로 증명하는 ‘진짜 여당’을 만드는 것이 두 분의 당부에 답하는 길”이라고 했고,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문재인, 이재명 두 대통령께서 당의 발전과 통합을 위해 뜻을 모아주신 만큼, 이제 우리도 갈등을 넘어 하나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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