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김경현 기자] 2020년대 초반 KBO리그 에이스를 물으면 대부분 하나의 이름을 내뱉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최강의 에이스는 2023시즌을 마지막으로 병역 의무를 위해 잠시 야구계를 떠났고, 우여곡절 끝에 2026년 돌아왔다. 시즌 전반기가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전성기의 편린이 보이기 시작했다.
안우진은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1피안타 3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4패)을 거뒀다.
지난 5월 2일 두산 베어스전(5이닝 2실점 1자책) 이후 59일 만에 승리다.
무려 11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개인 통산 13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이다. 또한 2023년 7월 7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8이닝 10K 무실점) 이후 1069일 만에 10탈삼진 이상 경기를 펼쳤다. 한 개의 탈삼진을 추가했다면 1경기 개인 최다 타이 기록(12개)에 도달할 수 있었다.

상대가 LG였기에 더욱 놀랍다. LG는 명실상부 리그 1위 팀이다. 리그 최강의 '4번 타자' 오스틴 딘이 버티고 있고, 상하위 타선 가릴 것 없이 재능 있는 선수가 즐비하다. 물론 문보경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고, 홍창기 등 주축 선수가 부진하고 있지만, 그 어떤 선수도 LG 타선을 쉽게 넘기긴 어렵다.
그 LG 타선을 압도했다. 1회부터 삼진 2개를 곁들여 3아웃을 잡았다. 2사 이후 유격수 송구 실책이 나왔으나, 흔들리지 않고 문정빈을 루킹 삼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2회 삼진 2개를 곁들여 삼구 삼진. 3회 문성주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좌익수 뜬공-헛스윙 삼진-투수 땅볼로 이닝을 끝냈다.
4회부터 최고의 순간을 만들었다. 1사 이후 문정빈에게 안타를 맞았다. 첫 피안타이자 유일한 피안타. 오지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홍창기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 냈다. 이후 5회 박동원-문성주-신민재, 6회 송찬의-박해민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6연속 탈삼진.

옥에 티는 마지막 제구다. 계속된 6회 2사에서 오스틴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문정빈에게도 5구 만에 볼넷을 헌납했다. 2사 1, 2루 위기. 투구 수는 95개. 설종진 감독은 안우진을 내리고 조영건을 투입했다. 조영건이 오지환을 헛스윙 삼구 삼진으로 처리, 안우진의 책임 주자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키움 타선은 앤더스 톨허스트를 두드려 대거 6점을 뽑았다. 키움 불펜진도 마지막까지 실점하지 않았다. 그렇게 키움이 6-0으로 승리했다. 안우진도 2승을 거둘 수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안우진은 "개인적으로 승리를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그래도 팀 분위기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오늘 오랜만에 승리할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작부터 엄청난 페이스로 탈삼진을 쌓았다. 안우진은 "오늘 콘셉트를 '심플하게 빠른 승부로, 타자들에게 4개 이상 던지지 말고 승부 한 번 해보자'고 잡았다"며 "지난 경기를 보면서 버리는 공이 많다 싶었다. 그런 공을 줄이고 싶었고, 그게 잘 됐다"고 설명했다.

6회 2사에서 나온 2사사구는 "(오스틴에겐) 몸쪽 깊게 던지려고 했는데 몸에 맞는 공이 나왔다. (문정빈에겐) 원하는 코스에 던졌는데 스트라이크가 아니었다. 타자가 잘 본 것 같다. 불리한 상태에서 어렵게 가다가 그렇게 됐다"고 돌아봤다.
6회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직접 잡고 싶진 않았을까. 안우진은 "투구 수도 아직 100개 밑으로 관리하는 상황이다. 그런 부분들 때문에 감독님께서 신경 써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떨까. 안우진은 "아직 왔다 갔다 하는 부분도 당연히 있다. 그것을 최대한 빨리 좋았던 몸 상태로 찾아야 한다. 전에는 컨디션이 안 좋을 때 팔이 약간 떨어지는 것도 일정했는데, 지금은 왔다 갔다 한다. 항상 경기 중간에도 찾아보고, 이닝 끝나고도 본다. 분석팀에서 수치를 보면서 '몇 회 되니까 떨어지더라. 1, 2회 안 좋았는데 2, 3회 때 좋아졌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도 해주셔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등판을 거듭할수록 적응을 하고 있다고 했다. 후반기에는 우리가 아는 안우진으로 돌아오길 기대해도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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