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적통 논쟁’이 불거졌다. 정청래 전 대표가 ‘노무현 키즈’ 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적통론’을 띄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송영길 의원이 “정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 참석도 못 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를 둘러싼 적통론을 일축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에 정 전 대표가 “100% 허위사실”이라며 송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송 의원은 이에 사과했다. 여기에 더해 김민석 총리도 최근 자신을 ‘김대중 키즈’라고 발언하면서, 당권 주자 간의 ‘적통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 정청래·송영길, ‘노무현 조문’ 공방… 김민석은 ‘김대중 키즈’ 부각
‘적통 논쟁’은 정 전 대표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그는 당 대표직을 사퇴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출신인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저의 정신적 지주”라고 했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선 “저는 노무현 키즈”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과 관련해선 자신이 과거 문재인 당 대표 시절 최고위원이었다는 인연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정 전 대표가 ‘적통론’을 띄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이후에도 정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김대중의 역사, 노무현의 역사, 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더욱 꽃피워야 한다” 등의 메시지를 남기며 이 같은 해석은 힘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 송 의원이 정 전 대표를 저격하는 발언을 하며 적통론을 둘러싼 공방이 오가고 있다. 송 의원은 전날(29일) KBS 라디오에서 정 전 대표가 적통론을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정 (전) 대표가 그럴 수는 없을 텐데”라며 “정 (전) 대표는 완전히 노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 참석도 못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마 김 총리를 공격하려고 노무현 적통 이런 걸 따지면, 다른 분은 몰라도 적어도 정청래 후보는 그렇게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송 의원의 주장에 대해 “100% 허위사실 유포”라며 노 전 대통령을 애도하고 장례식에도 참석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송 의원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 그는 같은 날 기자들과 “저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던 날 중국에 있었다”며 “그(서거) 소식을 듣고 다음 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도착해서, 바로 봉하마을에 갔다”고 설명했다.
친청계(친정청래계)도 비판에 가세했다. 한민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 장례식을 찾았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아무리 전당대회를 앞뒀다고 해도 허위사실 유포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송 의원은 30일 발언을 정정한다며 사과했다. 그는 “(정 전 대표가) 초기 노사모 출신이긴 했지만, 정동영 ‘정통모임(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핵심으로 활동하면서 ‘노사모’와 멀어진 후보가 타 후보(김 총리)를 공격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 적통을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답변 과정에서 (2009년) 5월 23일 (서거) 당일 정청래 의원을 본 기억이 없어서 장례식에도 참석도 못했다는 말을 했다. 정청래 의원 인터뷰를 보니 중국에 계셔서 당일 참석을 못하고 다음 날 참석했다고 해 제 발언을 정정하겠다. 사과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송 의원은 “제 발언의 요체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 모두는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한)라는 사실이다. 다시 이런 비극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며 “노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송 의원의 발언은 정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의 적통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적통 논쟁이 불거지자, 정 전 대표는 자신이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김 (전) 대통령을 존경했고, 노 (전) 대통령을 사랑했고, 문 (전) 대통령을 좋아했다”며 “이 대통령과는 동지이자 전우라고 말했을 뿐입니다. 뭐가 문제되나. 제 입으로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실상 송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이러한 적통 논쟁은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사연을 넘어 김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인연까지 언급되고 있다. 김 총리가 자신을 ‘김대중 키즈’라고 부각하면서다. 김 총리는 지난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김대중정치학교 워크숍 특강에서 “저는 김대중 키즈”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김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자신이 정계에 입문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의원도 29일 “정 전 대표만 적통인가. 제가 볼 때 더 적통은 김 총리”라며 김 총리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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