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22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한지 20일이 지났지만,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대치가 이어지면서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독식’ 카드를 꺼내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국민의힘에선 법사위원장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포기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
이처럼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는 30일이 원 구성에 대한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번 달 안에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하면서다. 이에 국민의힘은 향후 국회 일정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맞서며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Q. 원 구성이란 무엇인가?
A. 국회에서의 ‘원 구성’은 국회가 의정활동을 하기 전 조직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국회의장단(국회의장 및 부의장) 선출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 △상임위원 선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우선 22대 후반기 국회의장단은 지난 5일 민주당 소속 조정식 의원(현재 무소속)이 국회의장으로, 국회부의장은 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각각 선출된 바 있다.
문제는 상임위원장 선출이다. 여야는 항상 상임위원장 문제를 두고 대립을 이어왔다. 과거 여야의 원 구성 사례를 살펴보면, 21대 전반기 국회 당시 48일이, 후반기 국회엔 54일이 소요된 바 있다. 20대 후반기 국회에도 48일에 걸린 바 있으며, 14대 전반기 국회엔 125일이 소요되며 역대 최장 지각의 오명을 얻었다. 이번 원 구성도 22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된 후 20일이 지났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국회법 41조에 따르면, 상임위원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를 통해 선출되고 처음 선출된(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선거를 실시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하면서 ‘지각 출범’이 반복되고 있다.
Q. 22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상황은?
A. 현재 여야가 원 구성 협상에 난항을 겪는 이유는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가 2년 차에 접어든 만큼, 안정적인 국정운영과 민생 회복을 위해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그간 법사위원장은 원내 제2당이 맡아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민주당에 ‘법사위원장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의 견제와 균형을 위해 자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야가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원 구성 협상에 대한 공전을 거듭하자, 조정식 국회의장이 여야를 향해 지난 24일까지 원 구성을 위한 국회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교섭단체 대표의원은 상임위원 임기 만료일 3일 전까지 의장에게 상임위원 선임을 요청해야 하며, 이 기한까지 요청이 없을 경우 의장이 상임위원을 선임할 수 있다’고 규정된 국회법 제48조 1항을 근거로 사실상 원 구성 최후통첩에 나선 것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한 반면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며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조 의장은 다시 26일 정오까지 명단 제출을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조 의장은 상임위원을 임의 배정한 뒤 29일 정오까지 의견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협상이 아닌 협박을 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Q. 법사위원장이 쟁점인 이유는?
A. 이처럼 여야가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대치하는 것은 원 구성 협상이 진행될 때마다 반복돼 왔다. 이는 법사위가 본회의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모든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된 후 법사위에서 체계·형식과 자구에 대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 상임위 전체회의가 열리기 위해선 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의 합의가 필요한데, 만약 위원장이 상임위 개최를 반대하면 사실상 회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만약 법사위원장이 회의 개최를 반대할 경우 법안 통과에 시간일 걸릴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입법 속도전’을 내기 위해, 국민의힘은 ‘민주당 견제’를 위해 법사위원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법사위원장을 두고 여야의 대립이 반복돼 오다 보니, 일각에선 법사위의 체계·형식과 자구에 대한 심사 기능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여야가 법사위원장을 고수하는 것은 보완수사권과 관련된 형사소송법과 조작기소 특검법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민주당에선 보완수사권 폐지를 위해 법사위원장을 사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상태다. 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고수하는 것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 범죄 세탁, 공소 취소 완성을 위한 것 아니겠나”(나경원 의원)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Q. 여야의 대응은 무엇인가?
A. 우선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독식 카드’를 거론하며 국민의힘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이 상임위원 명단조차 제출하지 않는다면, 18개 상임위를 민주당이 책임지고 운영하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법사위원장을 사수하지 못할 경우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포기할 수 있다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김성원 의원(3선)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할 수 없으면 상임위원장을 모두 포기하는 것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로 발언했고, 이에 대한 반론은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만약 민주당이 실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할 경우, 이는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둔 민주당(당시 여당)은 21대 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난항을 겪다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한 바 있다.
다만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 국면인 만큼, 일부 상임위원장만 우선 선출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방식은 22대 전반기 국회에서도 이뤄졌다. 2024년 6월,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우선 선출했고, 이후 같은 달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을 맡으며 원 구성이 완료된 바 있다.
Q. 원 구성, 언제 이뤄질까?
A.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원 구성의 최대 분수령은 오는 30일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번 달엔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한 직무대행은 이날 의총에서 “더 이상 국민의힘의 몽니를 좌시할 수 없다”며 “6월 내에 반드시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완료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원 구성 상황을 고려해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려놓은 상태다. 또 조 의장도 30일 본회의 개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야당의 협조는 기대하지 마시라”며 맞서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이제 더 이상 만남을 위한 만남, 협상을 위한 협상은 없다”며 “원 구성에 관한 민주당의 새로운 제안이 없다면 굳이 여당 원내지도부와 따로 만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0년, 18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 권력을 독점했던 문재인 정부 말기의 오만과 독주가 그토록 그리웠나”라며 “단, 이제 더 이상 야당의 협조는 기대하지 마시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원 구성을 두고 여야의 대치가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자칫 22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부터 ‘식물 국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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