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BYD가 돌핀이라는 이름을 참 잘 지었다. 작고, 유려하고, 깨끗하고, 귀엽다. 그런데 막상 가까이서 보고 직접 몰아보면 이름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 돌핀은 분명 소형 해치백인데, 체감은 예상보다 한 체급 크게 다가온다. 귀여운 인상으로 접근했다가 의외의 공간감과 실용성에 한 번 더 놀라게 만든다.
방향성도 분명하다. 거창한 미래를 말하는 전기차가 아니라, 전기차를 처음 타보려는 사람을 설득할만한 차다. 2000만원대로 204마력 해치백의 경쾌함과 354km 주행거리, 다양한 기본 편의·안전 장비까지 챙겼다는 평가다.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돌핀을 시승했다.
첫인상은 조금 심심한 편이다. 돌핀은 과하게 힘을 준 흔적이 없다. 선은 부드럽고 면은 매끈하다. 복잡하게 접고 찢어놓은 요즘 소형차들과 달리, 군더더기를 덜어낸 덕분에 차 전체가 한 덩어리처럼 보인다. 해양 생물에서 영감을 얻은 오션 시리즈의 첫 모델이라는 설명이 괜한 마케팅 문구처럼 들리지 않는다. 작고 동글동글하다고만 하기엔 제법 세련됐고, 귀엽다고만 하기엔 의외로 깨끗한 인상이다.
흥미로운 건 체감 크기다. 시승 중 자연스럽게 SUV 전용 주차장으로 들어갈 정도로 차가 크게 느껴졌다. 그런데 막상 주차를 하려니 다시 본색이 드러난다. 컴팩트하게 쏙 들어간다. 존재감은 생각보다 큰데, 다루기는 쉬운 반전 매력이 있다. 실제 돌핀은 길이 4290mm, 너비 1770mm, 높이 1570mm의 소형 해치백이지만 휠베이스가 2700mm에 달해 비율이 넉넉하다. 짧은 오버행까지 더해지니 밖에서는 안정적으로 커 보이고, 안에서는 공간이 넓게 느껴진다.
실내도 외관의 특성이 그대로 적용됐다. 화려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친근하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대칭형 레이아웃과 10.1인치 회전식 디스플레이, 물리 버튼 조합은 사용성을 꽤 신경 쓴 흔적이다. 버킷 형태 시트도 인상적이다. 소형 전기차에서 흔히 기대하는 ‘가격에 맞춘 무난한 의자’가 아니라, 차의 캐릭터를 조금 더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장치처럼 느껴진다. 에어컨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한여름에 가장 먼저 체감되는 기능이 공조인데, 돌핀은 이 부분에서 꽤 시원시원하다.




공간감은 동승자 반응이 더 솔직했다. 2열에 탄 동승자가 “왜 이렇게 넓냐”고 물을 정도였다. 실제로 평평한 바닥과 긴 휠베이스 덕분에 뒷좌석 레그룸은 기대 이상이다. 돌핀이 전기차 전용 e-Platform 3.0 기반으로 설계됐다는 설명은 이런 공간감에서 현실이 된다. 엔진룸과 구동계 제약이 줄어든 전기차 구조가 실내 체감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셈이다.
주행감은 예상보다 경쾌하다. 돌핀 액티브 기준 최고출력 150kW, 약 204마력에 최대토크 310Nm를 낸다. 전기차 특유의 즉답형 토크가 더해지니 일상 영역에서 답답함을 느낄 일은 거의 없다. BYD는 0→100km/h 가속이 7.0초라고 설명하는데, 이 차의 핵심은 절대적인 폭발력보다는 가볍게 툭 치고 나가는 민첩함에 있다. 짧은 차체와 긴 휠베이스의 조합도 이런 인상을 돕는다.
장거리 활용성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돌핀은 49.92kWh 배터리, 액티브는 60.48kWh 블레이드 LFP 배터리를 얹고 각각 환경부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 307km, 354km를 인증받았다. 소형 전기 해치백이라는 포지션을 생각하면 '도심 전용'으로만 볼 차는 아니다. 도심이 기본이고, 가끔 장거리도 커버할 수 있는 성격에 가깝다. 급속충전 기준 20%에서 80%까지 약 30분 걸린다.
안전과 편의 사양도 꽤 공격적으로 넣었다. 360도 3D 서라운드 뷰, 듀얼존 오토 에어컨,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전동 시트, 티맵 내비게이션,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V2L 같은 장비를 전 트림에 폭넓게 깔았다. 안전 쪽도 전방 충돌 경고, 자동 긴급 제동, 차선 유지 보조,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후방 교차충돌 제동 보조 등을 기본으로 넣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했다. 내비게이션에 도착 예정 시간이 바로 드러나지 않는 점은 불편했다. 요즘 운전자들이 길 안내에서 가장 자주 보는 정보 중 하나가 남은 시간인데, 이 부분이 직관적이지 않다는 건 제법 크게 느껴진다. 회생제동 세팅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단계 표시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1단계인데도 꽤 강하게 걸리는 편이라 초반에는 적응이 필요했다. 시트 포지션 역시 더 낮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착좌감 자체보다 높게 얹힌 시선이 더 크게 다가왔다.
돌핀의 국내 판매 가격은 2450만~29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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