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아반떼는 고객 여정의 출발점"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SUV와 전동화가 자동차 시장의 중심축으로 이동하는 사이, 세단은 한동안 뒤로 밀린 차종처럼 여겨졌다. 완성차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SUV와 대형 차종에 힘을 실었고, 일부 브랜드는 세단 라인업을 줄이거나 아예 철수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005380)의 판단은 조금 다르다. 적어도 아반떼만큼은 단순한 준중형 세단이 아니라 현대차와 고객의 관계가 시작되는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 현장에서 진행된 스탠딩 인터뷰를 통해 신형 아반떼의 의미를 이같이 짚었다.

무뇨스 사장은 "아반떼는 한국에서는 아반떼, 해외에서는 엘란트라로 판매되는 현대차의 엔트리 모델이다"라며 "엔트리 모델에도 최신 기술과 우수한 상품성을 적용한다는 것은 처음 현대차를 선택하는 고객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아반떼에 부여한 역할은 첫 차, 혹은 합리적인 이동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젊은 고객이 처음 현대차를 경험하는 접점이자, 이후 △쏘나타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제네시스로 이어지는 브랜드 여정의 출발선이라는 점에 방점이 찍혀 있다.

무뇨스 사장은 "젊고 조금 더 경제적인 차량을 찾는 고객에게 좋은 이동수단을 제공하면, 그 고객은 현대차와 계속 함께할 수 있다"며 "엘란트라에서 시작해 쏘나타,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나아가 제네시스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여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반떼의 중요성은 북미 시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북미는 아반떼, 즉 엘란트라의 핵심 시장 가운데 하나다. 동시에 세단 축소 흐름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시장이다. 무뇨스 사장은 이런 흐름을 인정하면서도, 세단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많은 경쟁사들이 모두가 SUV를 살 것이라고 보고 세단 세그먼트를 떠났다"며 "하지만 글로벌 위기와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고금리 상황에서는 소비자들이 다시 이동수단의 본질로 돌아온다"고 전망했다.

특히 출퇴근을 위해 차가 필요하지만 도심 거주 비용이나 차량 구매 부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고객층에게는 여전히 합리적인 세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고급차와 대형 SUV 중심의 전략만으로는 이들의 수요를 흡수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무뇨스 사장은 "출퇴근이 필요하고, 도심 거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고객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의 이동수단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고소득 고객만 바라보기보다 고객의 여정 전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우려에 대해서도 단순한 가격 인하 경쟁과는 선을 그었다. 현대차가 앞세우는 것은 차량 가격표 자체가 아니라, 구매 이후까지 이어지는 소유 경험이다.

무뇨스 사장은 "차량은 회사에도 수익을 내야하고, 고객과 임직원, 주주 모두에게 좋은 선택이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가격만이 아니라 소유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소유 경험에는 잔존가치, 금융·결제 조건, 딜러 네트워크, 서비스 품질이 함께 포함된다. 다시 말해 차량을 얼마나 싸게 사느냐만큼이나, 얼마나 안심하고 오래 탈 수 있느냐가 경쟁력이라는 얘기다.

무뇨스 사장은 "한국에서 현대차를 소유하는 고객은 최고의 제품과 딜러, 경쟁력 있는 가격, 우수한 디자인과 사양, 좋은 잔존가치, 뛰어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며 "결국 고객에게는 안심하고 탈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의미도 거듭 강조됐다. 무뇨스 사장은 한국을 현대차의 출발점이자, 앞으로의 기술 전략이 집약되는 시장으로 규정했다. 단순한 내수시장을 넘어 글로벌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만들어내는 기반이라는 점에서다.

그는 "한국은 현대차가 시작된 곳이기 때문인 만큼, 의심의 여지없이 현대차에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라며 "현대차는 2030년까지 국내에 12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투자의 방향은 차량 개발에만 머물지 않고 △로보틱스 △첨단 모빌리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현대차그룹이 미래 성장 축으로 삼고 있는 기술 영역이 모두 포함된다. 한국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무뇨스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와 기술, 좋은 사례들을 세계 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우리는 경쟁으로부터 배우고 더 나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30여 년 전 처음 부산을 찾았고, 이후 몇 년 전 다시 방문했을 때 도시와 전시가 변화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무뇨스 사장은 "부산모빌리티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모빌리티쇼로 발전해가는 모습을 봤다"며 "현대차가 다양한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데 부산모빌리티쇼는 중요한 무대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현대차가 신형 아반떼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세단의 부활 선언만은 아니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SUV와 전동화로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브랜드에 처음 들어오는 고객을 위한 차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메시지에 가깝다. 

아반떼는 현대차에서 가장 화려한 차는 아니지만, 가장 많은 고객이 현대차를 처음 만나는 차다. 무뇨스 사장이 아반떼를 두고 "고객 여정"을 강조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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