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이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이달 말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내수 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고물가 부담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면 차량 가격이 사실상 인상되는 데다, 하반기에는 중국 브랜드의 공세와 수입차들의 신차 출시가 예고되면서 신차 수요 이탈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계의 내수 시장을 둘러싼 위기감도 고조되는 모양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물가 안정과 민생 회복을 위해 시행해 온 자동차 개소세 인하 조치가 오는 30일 종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차량 가격의 3.5%였던 개소세가 5% 수준으로 정상 부과된다.
정부는 경기 부양을 명목으로 2018년 이후 수차례 자동차 개소세율을 5%에서 3.5%로 인하해 왔다. 해당 조치는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 부담을 낮추며 내수 시장을 지탱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지난해 1월 재시행 이후 같은 해 1~4월 국내 자동차 내수는 전년 대비 3.8% 증가하기도 했다.
다만 개소세 인하 혜택이 종료될 경우 소비자 부담은 단순 세율 인상(1.5%p)보다 더 크게 늘어난다. 개소세 인상에 따라 교육세와 부가가치세가 연동돼 함께 상승하기 때문이다. 현재 개소세 감면 한도와 연계 세제 혜택을 모두 포함하면 소비자 세제 부담은 최대 143만원 수준으로, 내달부터는 차종에 따라 해당 금액만큼 구매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세제 부담 확대가 이미 진행 중인 내수 부진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올해 1~5월 국내 완성차 내수 판매량은 54만99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6만8548대)보다 약 5% 줄었다.
월별 추이를 보면 1월(9만9505대)과 3월(13만377대)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9.8%, 5.2% 증가하며 두 차례 반등했지만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2월(9만5638대)이 전년 동월 대비 14.8% 급감하며 연초 반등이 한 달 만에 꺾인 데 이어 4월(11만7377대)도 8.8% 감소하며 3월 회복세가 다시 무너졌다. 5월(9만7096대)에도 전년 동월 대비 14.2% 줄며 2월 수준의 큰 폭 감소세를 나타냈다. 일시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감소 폭이 증가 폭을 웃돌면서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 큰 변수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국내 진출 확대로 내수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중국산 자동차 판매량(2023대)이 일본(1974대)을 처음으로 제치고 3위에 올랐으며, 점유율도 6%로 일본(5.8%)을 앞섰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핵심 고객층까지 중국 브랜드로 눈을 돌리는 흐름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오는 26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하는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자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DM-i’를 적용한 ‘씨라이언 6 DM-i’를 공개할 예정이다. BYD코리아는 올 하반기 PHEV 모델을 앞세워 국내 판매량을 현재의 3배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여기에 지리홀딩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중형 전기 SUV ‘7X’를 앞세워 국내 사전계약에 돌입했고, 샤오펑 역시 지난해 6월 한국 법인 ‘엑스펑모터스코리아’를 설립하며 국내 시장 진입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
기존 수입차 업체들도 신차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3분기 ‘더 뉴 S-클래스’와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BMW는 차세대 순수 전기 SUV ‘더 뉴 iX3’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도요타도 대표 SUV ‘RAV4’ 완전 변경 모델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반면 국내 완성차 5사는 일부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한 생산 감소, 노사 리스크 등이 겹치며 내수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하반기 판매량 방어가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부담이 확대된 상황에서 중국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며 “글로벌 브랜드의 신차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 내수 시장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