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은행 NPL 매각…한은, 유동성 리스크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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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NPL) 정리 방식이 과거 구조조정기와 다른 양상으로 재편되면서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관리가 금융시장 전반의 새로운 유동성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늘자 은행들이 직접 회수보다 NPL 시장 매각을 통한 정리 비중을 높이고 있어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부실여신 규모는 고정이하여신 기준 2022년 9월 9조7000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꾸준히 증가해 올해 3월 17조7000억원까지 확대됐다. 한은은 최근의 부실 확대가 과거 대기업 구조조정 국면과는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부실이 집중되는 차주군도 달라졌다. 부실여신 규모가 정점을 기록했던 2016년 3월과 올해 3월을 비교하면 대기업 연체 차수는 118개에서 68개로 줄었지만, 중소기업은 2만2339개에서 5만8372개로 크게 늘어 최근 부실 확대가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부문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부실여신 정리 구조도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여신 정리 규모는 14조8000억원으로 전체 정리 규모(22조3000억원)의 66.4%를 차지했다.

과거 대기업 중심 구조조정기에는 채권단 주도의 워크아웃이나 직접 회수가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최근처럼 소액·다수 형태의 중소기업 부실이 늘어나는 국면에서는 NPL 매각 방식이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개별 차주 수가 많고 담보가 걸린 채권 비중이 높은 만큼, 장기간 직접 관리하기보다 시장을 통한 정리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국내은행의 부실여신 정리 방식별 비중을 보면 매각이 36.7%, 금액으로는 8조2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반면 여신회수는 4조5000억원(20.4%)에 그쳤고 상각은 6조원(27.1%)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이 상각보다 매각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높은 담보 비중도 자리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국내은행의 대기업 대출 중 담보부 대출 비중은 36.2%인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67.0%에 달해 담보가 붙은 중소기업 부실채권일수록 상각보다 시장 매각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매각된 부실채권의 세부 구성 변화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2015년에는 취약업종 대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법인차주 부실채권 매각 비중이 77.2%였지만 지난해에는 개인차주 비중이 41.5%로 높아져 2015년(22.8%)과 비교해 큰 폭으로 확대됐다.

담보 유형별로도 변화가 뚜렷하다. 공장용 자산 비중은 2015년 59.1%에서 지난해 40.3%로 낮아진 반면, 상업용 자산은 20.5%에서 31.7%로, 주거용 자산은 11.7%에서 20.1%로 각각 높아졌다.

이처럼 은행권이 NPL 시장을 통해 부실을 빠르게 정리하면서 표면적인 자산건전성 지표는 일정 부분 관리될 수 있다. 다만 단기간에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관련 상업용·주거용 담보 채권 물량이 시장에 집중될 경우, 이를 인수하는 NPL 투자사의 매입 여력과 자금조달 능력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잠재 리스크로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적극적인 부실여신 관리는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지만 향후 시장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업황 부진과 상환능력 회복이 지연된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여신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NPL 전문 투자사의 부실여신 매입 수요가 축소될 경우 은행의 부실 정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은행권은 NPL 매각 시장의 수급 상황에 유의하고 정리 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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