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의 무게추가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연립·다세대에서 시작된 월세 선호 현상이 아파트로까지 확산되면서 수십 년간 유지되던 전세 우위 구조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부동산 플랫폼의 실거래가 분석과 KB부동산의 시장 동향 통계가 일제히 서울 임대차 시장의 급격한 월세 전환을 가리키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9.8%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4월의 34.4%와 비교해 9년 새 15.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전세 거래 비중은 65.6%에서 50.2%로 감소했다. 이로써 전세와 월세의 비중 격차는 불과 0.4%포인트 차이로 좁혀져 사실상 역전을 눈앞에 두게 됐다.
KB부동산 월세가격지수 연속 상승... 매달 역대 최고치 경신
이러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KB국민은행의 주택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의 월간 아파트 월세가격지수 시계열 표를 보면 서울 지역의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기준점인 100을 돌파한 이후 매달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최근 서울 주택종합 월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81% 상승하며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아파트만 떼어놓고 보면 전월 대비 상승률이 0.95%에 달해 월세 가격 고공행진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 측은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데다 전세보증금 상승에 따른 부담이 겹치면서 임대차 시장 내 월세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 매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올해 초부터 48% 선을 돌파하며 누적되는 주거비 부담을 증명하고 있다.
연립·다세다는 이미 월세가 지배... 자치구별 편차도 뚜렷
서민층이 주로 찾는 연립·다세대 주택 시장의 월세화는 아파트보다 한층 더 가속화된 상태다. 올해 4월 기준 서울 연립·다세대 임대차 시장의 월세 비중은 61.3%를 기록했다. 2017년 4월의 37.3%와 비교하면 무려 24.0%포인트나 급등한 수치다. 지난 2022년 말 불거진 대규모 전세사기 사태 이후 보증금 미반환 공포가 커진 세입자들이 빌라 전세를 기피하고 월세 시장으로 대거 이탈한 영향이다.
서울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지역적 특성에 따라 전월세 비중의 편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아파트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중랑구로 73.5%에 달했다. 이어 용산구 64.8%, 중구 63.0%, 종로구 57.6%, 금천구 57.5% 순으로 월세 거래가 활발했다. 반면 도봉구 60.8%, 성북구 59.6% 등은 전세 비중이 여전히 과반을 유지했다.
연립·다세대 시장에서는 청년층과 1인 가구 밀집 지역인 관악구의 월세 비중이 77.6%로 서울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송파구 70.8%, 노원구 70.3%, 영등포구 69.6% 등이 70% 안팎의 높은 월세 비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주택 유형과 자치구를 불문하고 서울 임대차 시장 전반이 월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현상이 실거래 데이터와 가격 지수로 증명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공급 부족과 구조적 불확실성 속에서 전세 제도의 약화가 진행 중인 만큼 세입자들의 실질적인 월 고정 주거비 부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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