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정착을 한 3년 전부터 했으면 얼마나 좋아요? FA 되는 해에 정착해 가지고 머리 아프게 생겼죠.”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외야수 김호령(34)의 타격에 대해 어드바이스를 시작한 게 작년이 아니다. 현역 은퇴 후 타격총괄코치 시절부터 꾸준히 김호령에게 오픈스탠스보다 다리를 일자로 닫고 실투, 몸쪽부터 확실하게 공략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는 김호령도 인정하는 바다. 이범호 감독이 오랫동안 조언해왔지만, 김호령은 서른이 넘어서도 타격폼 정립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작년에 다리를 닫고 치면서 몸쪽, 가운데 실투 공략 능력이 부쩍 좋아졌다. 타구에 힘도 실렸고, 발이 빠르다 보니 장타력이 확연히 올라갔다.
김호령은 지금도 컨택이 좋은 선수라고 보긴 어렵다. 3할을 치는 선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다리를 열어놓고 치면 투수와 여유 있게 타이밍도 맞출 수 있고, 칠 수 있는 코스도 늘어난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김호령이 칠 수 있는 코스를 늘리는 것보다 실투부터 확실하게 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그런 김호령이 2025시즌에 타격에 눈을 떴어도 올 시즌 전망이 마냥 긍정적인 건 아니었다. 최소 3년 이상 성적을 유지해야 그걸 애버리지라고 볼 수 있는데, 김호령은 이제 작년 1년 잘한 선수였다. 때문에 김호령이 올해 성적이 떨어지는 게 자연스럽다는 시선도 여전히 있다.
그러나 시즌이 반환점을 향해 달려오는 시점에서, 김호령은 여전히 뜨겁다. 애버리지 자체가 한 단계 올라왔음을 입증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을 치르면서 다소 울퉁불퉁한 구간이 있었다. 그러나 과거 1할대 타자 김호령이 아닌, 업그레이드된 그 김호령으로 돌아왔다. 이범호 감독은 19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김호령이 작년 그 모습 그대로 잘 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제 지금의 폼을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립 혹은 정착이 됐다고 해석했다. 이범호 감독은 “이제 자기가 안 바꾸잖아요. 본인이 아니까. 이렇게 하니까 슬럼프가 몇 경기만 오고 다시 내 것으로 돌아가는 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니까. 이제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갖고 타격을 하겠지만, 느낌적으로 닫아놓고 가까운 공(몸쪽)을 치는 게 습관처럼 자기 몸에 맞아 떨어졌다. 그 순간부터 이제 폼을 바꾸기 어렵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유의 위트를 잊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웃더니 “정착을 좀 더 빨리 해야 했는데…한 3년 전부터 했으면 얼마나 좋아요? FA이 되는 해에 정착해 가지고 (시즌 후 구단이)머리 아프게 생겼죠”라고 했다. 실제 김호령은 올 겨울 FA 중견수 최대어다.
이범호 감독은 옛날 얘기를 꺼냈다. “총괄 첫 해였어요. 그 전엔 나도 선수라고 말해주기 어려웠고, 호령이가 그땐 야마다 따라한다고 막…빵빵 치고 그랬으니까 왜 저러고 있나 그랬다. 총괄이 되고 이렇게 쳐야 된다고 했는데 그때도 왔다갔다 했죠. 그런데 감독이 되고 난 뒤 얘기하니까 듣더라고요”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이범호 감독은 김호령의 대기만성이, 젊은 선수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저런 선수가 있는 걸 젊은 선수들도 봐야 한다. 노력하면 분명히 이뤄지는구나. 요즘 보면 경기 끝나고 경기 못 나가는 선수는 실내에서 죽어라 치더라. 김주찬 코치가 ‘집에 안 가나’ 그런다. 그러니 김주찬 코치도 밤 11시~12시까지 있는다. 그러면서 시너지가 생긴다. 젊은 선수들이 치고 도전하는 게 팀 문화로 자리 잡히면…연습량이 많은 애들은 결국 자신감이 생긴다”라고 했다.

김호령이 김호령의 야구인생도 개척하고, 어쩌면 KIA 젊은 타자들의 인생도 바꿔놓을 수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