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구속’ HD현대오일뱅크, 윤리경영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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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하는 등 정부의 강경 대응을 불러온 ‘유류 담합’과 관련해 HD현대오일뱅크 임원이 구속됐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하는 등 정부의 강경 대응을 불러온 ‘유류 담합’과 관련해 HD현대오일뱅크 임원이 구속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제정세의 혼란을 틈타 담합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HD현대오일뱅크 임원이 구속됐다. 이재명 대통령 등 정부 차원에서 담합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며 엄정 대응 방침을 거듭 강조한 가운데, 후폭풍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담합을 주도했다는 의심 속에 가장 먼저 사법 조치를 받게 된 HD현대오일뱅크는 준법·윤리경영이 또 다시 흔들리게 된 모습이다.

◇ 위기 상황을 돈벌이로… ‘유류 담합’ 의혹 첫 구속

담합 혐의와 관련해 구속 기로에 섰던 HD현대오일뱅크 임원이 결국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담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이 중 임원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나머지 직원 1명에 대해선 지위와 역할 등을 고려했을 때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없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번 유가 담합 의혹이 불거진 건 지난 3월 중동전쟁이 발발하면서다. 전쟁이 발발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유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거센 비판과 함께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 자리에서 “아무리 돈이 마귀라고 하지만 너무 심한 것 같다”며 “상황을 이용해서 돈을 좀 벌겠다고 혼란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할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고,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담합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보고하며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행정조치를 통해 위기 상황을 이용해 부당하게 돈을 버는 행위는 결코 용납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담합 가격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다.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불법을 자행하며 국민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덕기업들에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평범한 사실을 깨우치게 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 직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민의 고통을 폭리의 기회로 삼으려는 반칙과 담합을 ‘반사회적 중대 범죄’로 규정하며 검찰에 엄정 대응을 지시한 바 있다.

전쟁으로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를 돈벌이로 활용한 담합 행위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강한 비판과 함께 엄정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 뉴시스
전쟁으로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를 돈벌이로 활용한 담합 행위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강한 비판과 함께 엄정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 뉴시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 의혹에 휩싸인 정유 4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검찰도 정유 4사 및 대한석유협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해당 사안을 중대하게 인식하고 선제적 수사에 나섰다. 그로부터 석달여 만에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지고 신병 확보까지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검찰은 이번 유가 담합 의혹과 관련해 첫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향후 수사가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담합 혐의를 받는 정유사는 HD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국내 주요 4개사다.

이 중 첫 타깃이 된 HD현대오일뱅크는 준법·윤리경영을 향한 물음표가 또 한 번 커지게 됐다. 검찰이 4개사 중 HD현대오일뱅크에 대한 신병 확보를 가장 먼저 시도한 건, 담합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악덕기업’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가운데, 서민경제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파문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더욱이 HD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한 국내 정유업계는 과거에도 주한미군 납품 과정에서 담합이 드러나 파문을 겪은 바 있다. 당시 HD현대오일뱅크는 준법교육을 강화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번엔 더 큰 담합 파문에 휩싸인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들어 불법 행위와 관련된 사법 리스크가 잇따르고 있다. 기준치를 넘어서는 페놀 등이 함유된 폐수를 불법 배출한 혐의로 기소된 강달호 전 대표 등 2명의 전직 임원이 지난 1월 항소심에서 1심과 동일한 실형을 선고받았고, HD현대오일뱅크 역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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