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대표 행동주의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가비아를 향해 중복상장 문제 해소를 공개 촉구하고 나섰다.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음에도 사측이 핵심 쟁점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자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중복상장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 중인 금융당국이 ‘원칙 금지·예외 허용’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가비아가 어떤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 이사회 진입한 얼라인 공세 본격화… 가비아의 대응책은?
국내 그룹웨어 업계 1위 가비아를 향한 얼라인의 공세가 다시 불붙고 있다. 얼라인은 지난 16일, 가비아 이사회에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하고 이를 널리 알렸다. 지난 3월 정기주총을 통해 이사 2명을 이사회에 진입시킨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얼라인이 행동을 재개하고 나선 것이다.
얼라인이 가비아를 겨냥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3월부터다. 당시 8.04%의 지분을 단숨에 거머쥐며 예사롭지 기류를 형성했다. 특히 가비아 최대주주 측 지배력이 공고하지 않고, 이미 미국의 행동주의펀드인 미리캐피탈매니지먼트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매니지먼트앤리서치가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는 점에서 얼라인의 행보는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후 얼라인은 지난해 10월 보유 지분을 9.03%로 확대하는 한편 보유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며 발톱을 드러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11월엔 공개매수를 단행해 보유지분을 12.32%로 더 늘렸다. 당시 얼라인 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행동주의적 목적에서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향후 경영진과의 대화, 필요시 법적으로 보장된 주주권 행사를 통해 대상회사 지배구조의 투명성 강화, 자본 효율성 제고, 경영성과 향상 등 주주가치 제고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해 정기주총을 앞두고는 공세의 수위가 더욱 높아졌다. 보유 지분을 14.29%까지 확대한 얼라인은 중복상장 문제 개선 필요성을 본격 제기하기 시작하며 주주제안을 실행에 옮겼다. 결과는 완승이었다. 얼라인이 추천한 기타비상무이사와 사외이사가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고, 이사 및 주요 경영진 보상체계를 공개하자는 내용의 권고적 주주제안도 가결됐다.
이후 약 3개월 만에 행동을 재개한 얼라인은 “지난 1월 첫 비공개주주서한 발송 이후 가비아 이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며 “가비아 이사회는 2월 회신에서 중장기적 구조 개편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추진 방안이나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또 정기주총을 통해 중복상장 해소와 경영진 보상체계 투명성 제고에 대한 주주들의 총의가 분명히 확인된 가운데 지난달 중복상장 해소 추진 현황 및 권고적 주주제안 이행 계획을 묻는 서한에 회신이 없었다”고 공개주주서한 발송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공개주주서한에 담긴 얼라인의 주요 요구사항은 △중복상장 해소에 대한 이사회 입장 및 논의 현황 공개 △중복상장 해소를 위한 사외이사 중심의 특별위원회 설치 및 외부 전문 자문사 선임 △주주총회에서 가결된 권고적 주주제안(경영진 보상체계 공개)의 이행 계획 등이다. 얼라인은 이에 대한 답변을 오는 7월 6일까지 홈페이지 등 모든 주주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중복상장 문제 해소 요구를 마주하고 있는 가비아는 코스닥상장사다. 그런데 KINX, 엑스게이트, 에스피소프트 등 핵심 연결대상 종속회사 역시 코스닥시장에 상장돼있다. 얼라인은 이 같은 중복상장으로 인해 종속회사의 가치가 가비아 주가에 정상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가비아 주가에 반영된 종속회사 가치가 실제 시장가치 대비 64%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얼라인의 분석이다.
이 같은 논란은 중복상장 문제와 관련해 제도적 개선에 착수한 금융당국 움직임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끈다.
후보시절부터 중복상장 문제를 강하게 비판해온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해당 사안을 수차례 언급하며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 왔다. 올해 초 신년기자회견에선 “이중상장하고 물적분할해 쏙 빼먹고, 남의 암소 송아지는 자기가 가져가버리고 이런 게 있지 않나”라며 중복상장 문제를 지적했고, 이후 중복상장에 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특정 기업 관련 기사를 SNS 공유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해당 기업은 상장 추진을 전격 철회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러한 문제의식 및 해결의지를 바탕으로 중복상장 관련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중복상장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기조 아래 구체적 방안을 마련 중이다.
가비아 입장에선 여러모로 부담과 압박이 커진 모습이다. 가비아는 최대주주인 김홍국 대표의 보유 지분이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26%에 그친다. 반면, 얼라인이 보유 중인 지분에 미리캐피탈매니지먼트 보유 지분을 합치면 38%가 넘는다. 얼라인의 요구를 마냥 외면하기 어려운 지분 구조다. 실제 가장 최근 정기주총에서 얼라인의 주주제안이 대거 가결되기도 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중복상장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관련 논란이 확산하는 것 역시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가비아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가비아 측은 “얼라인의 공개주주서한과 관련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공개적으로 밝힐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