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정청래 대표의 책임 사퇴론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연이어 정 대표를 정조준하는 가운데 친청(친정청래)계 역시 당의 결속을 강조하며 균열 차단에 나섰다. 여기에 정 대표의 지시로 출범을 앞둔 ‘6·3 지방선거 평가위원회(이하 평가위)’의 객관성을 두고 당내 대립이 정점에 치닫고 있다.
◇ 친명계 “선거 패배 지도부가 셀프 평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지도부를 향한 친명계의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정 대표가 주도해 구성하는 6·3 지방선거 평가위와 향후 발간되는 백서를 겨냥한 것이다.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선거를 평가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당연히 필요하다”면서도 “평가의 핵심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지도부가 백서 작성을 주도하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강 최고위원은 선거를 미화해서는 안 되고 실패한 민심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경고를 이어갔다.
앞서 또 다른 친명계인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12일 전남·광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에서 “뻔뻔한 지도부가 돼서는 안 된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등 정 대표를 향한 친명계의 압박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친명계의 이 같은 ‘지도부 책임론’에 당권파인 친청계도 맞불을 놓았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백서 방향성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이슈가 됐던 여러 주제도 분석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조 사무총장은 대표적으로 △조작 기소 △스타벅스 등의 문제에 대한 여당 관계자의 입장과 국민의 대응을 추적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선거 패배의 원인을 지도부가 아닌 외부의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각에서 조 사무총장의 발언을 두고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과 친명계에 책임을 돌리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 갈등의 본질은 ‘8월 전당대회’… 정청래와 친명계 전면전
백서 발간을 두고 내홍이 깊어지는 본질적인 이유는 오는 8월 17일에 치러질 전당대회 주도권 싸움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차기 당권 주자로 △정청래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결국 이번 공방은 차기 전당대회의 판세가 ‘정청래 사수냐 교체냐’를 두고 벌어지는 전면전인 셈이다.
특히 최근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정권은 짧다”는 발언을 남긴 이후 계파 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친명계 이언주 의원은 지난 15일 CBS 라디오 ‘박제홍의 한판 승부’에서 현재의 구도를 ‘친청 대 친명’으로 정의했다.
이 의원은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 발언 이후 당권 주자 간 지지율 격차가 벌어진 점을 언급하며 “우리 지지층으로서는 완전히 결집해 대통령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아마 더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명 성향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정 대표가 친문(친문재인)계와 손잡고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며 당내 균열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송 의원의 외교부 장관 입각설까지 맞물리며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최근 중동 사태 관련 답변 논란으로 화두에 오른 조현 외교부 장관의 교체 카드로 송 의원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송 의원을 외교부 장관으로 기용하는 동시에 김 총리를 당 대표로 세워 당내 친명 체제를 한층 강화한다는 시나리오까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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