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국민의힘에 지지율 역전을 허용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다. 하지만 이러한 경고등에도 민주당은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갈등만 노출하는 상황이다.
15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발표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38.0%, 국민의힘은 44.3%를 기록했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6.3%포인트로, 국민의힘이 오차 범위(±3.1%포인트) 밖에서 민주당 지지율을 역전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지지율 측면에서 국민의힘에 역전을 허용한 것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이에 리얼미터는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과 정청래 대표 리더십 논란 및 퇴진론 등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하면서 주요 지지층이 이탈했다고 분석했다. 또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조작기소 특검’과 부동산 문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도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지방선거 이후 평가 과정에서 당내 불협화음이 발생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정책·정무적 측면이나 모든 상황에 대해 살펴보고, 성찰·반성하고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신중히 되돌아보겠다”고 밝혔다.
최고위에서도 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에 오차 범위 밖 역전을 허용했고, 대통령 국정 지지율도 4주 연속 떨어졌다”며 “집권 2년 차에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마주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 모두 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청래 압박하는 친명, 김민석 저격한 친청
이처럼 지지율 측면에서 ‘경고등’이 켜졌지만,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만 노출하는 상황이다. 친명계(친이재명계)는 ‘당 대표 연임 도전설’이 제기되는 정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친청계(친정청래계)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높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저격하고 나섰다.
친명계인 김남희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지방선거 이후 당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정 대표가) 연임 도전을 하실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사퇴하고 국민에게 평가를 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생각한다)”고 말했다. 당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밝히지 않고, 당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취지다.
또 김 의원은 정 대표의 ‘연임 도전’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고 보는 분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임미애 의원도 이날 SBS 인터뷰에서 “(전당대회가) 8월 17일로 정해졌으면 공정한 전대(전당대회) 관리를 위해서라도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구성되기 전 다시 출마 의사가 있는 당 대표라면 사퇴하는 것이 정상적인 행보”라고 꼬집었다.
지지율 하락에 대해 정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박지원 의원은 SBS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해도 여당이 책임져야 한다”며 “어떤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국민의힘에) 뒤지는 것도 있다. 여기에 대한 책임을 당 대표가 져야한다”고 했다.
이 같은 친명계의 정 대표를 향한 공세에 친청계도 김 총리를 저격하며 사실상 맞불을 놨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지방선거 결과 평가와 관련해 ‘선거 기간 정부 인사들의 언행’도 포함하겠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특히 그는 선거 기간 김 총리의 당권 도전설이 거론됐던 점을 언급했다. 조 사무총장은 전날(1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선거가 진행 중인데 총리를 그만두고 당권 도전한다, 그런 게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줬겠나”라고 언급했다.
이날 김어준 씨 유튜브 채널에서도 “사전투표 즈음 갑자기 전당대회 당권에 대한 얘기들이 계속 나오기 시작하면서 국민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김 총리 개인에 대한 평가를 하자는 게 아닌, 당내의 일련의 흐름 속에서 당권 투쟁이라는 게 언론에 이슈가 되면서 그게 어떤 영향을 주느냐(를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청계에선 ‘내각 총사퇴’ 언급까지 나왔다. 박규환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친명계가 정 대표 사퇴를 압박하는 것에 대해 “이긴 선거를 패배, 심지어 ‘참패’로 둔갑시켜 놓고 책임을 지라고 한다”며 “정부·여당은 한 몸인데,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 1년에 대해 국민이 ‘레드카드’를 꺼냈다는 말인가. 그게 사실이라면 ‘당대표 사퇴’만이 아닌 ‘내각 총사퇴’까지 해야 할 일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친명계는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채현일 의원은 “당 지도부 일각에선 정부에 화살을 돌리고, 급기야 내각 총사퇴까지 운운하고 있다”며 “집권 여당답지 않은 무책임의 극치이자 선을 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대상,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했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3.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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