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지영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축제 서울국제도서전(이하 서국도)이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에 ‘서울국제도서전의 공공성 회복을 촉구하는 출판인 모임’(이하 출판인모임)이 서국도 참가를 보이콧하고 ‘서울제대로도서전’을 열 예정이다. 시사위크가 이들에게 서국도 참가를 거부하는 이유를 물었다.
◇ ‘흥행 예감’ 서국도, 과제 산적
오는 24일부터 닷새간 코엑스홀 A홀과 B1홀에서 서국도가 진행된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오픈되는 얼리버드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등 올해 또 한번 오픈런을 예고하고 있다.
행사에 대한 관심도뿐만 아니라, 규모 또한 커졌다. 하지만 기존에 서국도에 참가해 온 출판사 중 이번에 선정되지 못한 곳도 적지 않다. 이에 참가 업체 선정에 대한 투명성 논란이 불거졌다. 어흥대작전 조수진 대표는 “참가사로 선정되지 못한 출판사들이 그 이유를 알려달라고 했으나 내부 규정상 알려줄 수 없다는 응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또한 앞서 부스 배정 과정에는 부스당 300만원씩 네 개를 묶어 얼리버드로 신청받는 프리미엄 부스도 새로 생겼다. 이에 출판인모임은 행사가 대형 부스 중심으로 꾸려질수록 소규모 출판사들의 참가 공간이 줄어든다는 입장이다. 또한, 올해 도서전에 출판과 무관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 오뚜기가 참여한다는 점 역시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해마다 인상되는 부스비 또한 출판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년 서국도에 참가해 온 업체에 따르면, 서울국제도서전의 부스비는 △2022년 120만원 △2023년 180만원에서 문체부의 지원금이 끊긴 2024년에는 220만원, 주식회사 설립 후인 지난해와 올해는 부가세 포함 242만원으로 인상됐다.
◇ 서국도, 안 팔리는 책의 자리
서국도 참가를 원하는 출판사 입장에서 불투명한 선정 기준과 갈수록 증가하는 비용 부담은 불만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서국도에 이윤 추구가 아닌 ‘공공성’을 회복할 것을 요구하는 이유는 뭘까.
이야기꽃 김장성 대표는 “책은 일반 상품과 달리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지닌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54년 ‘도서전시회’로 출발한 서국도는 비영리법인인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고, 2023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고 지원을 받아 성장해왔다.
그리고 공적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서국도가 소규모 출판사들이 독자와 만날 수 있는 장이 되어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관련해 글로연의 오승현 대표는 “대형 출판사에 비해 마케팅 파워가 부족한 중소 출판사들은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소보다 책을 독자들에게 많이 보여줄 수 있고, 독자와의 연대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대표는 “출판 사업의 사회성·공공성에 대한 소신을 가지고, 안 팔려도 (사회에) 필요한 책을 꾸준히 만들어오고 있는 출판사들이 있다”며 “이들이 배제되고 출판과 무관한 기업이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주식회사 서국도, 공공성 회복될까
취임 당시 서국도의 공공성·투명성 강화를 8대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던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 김태헌 회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도서전이 끝나면 연말까지 지배구조와 공공성 회복을 위한 논의를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출협은 2023년 수익금 누락 의혹으로 약 7억원 규모의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이 중단되자, 독립 운영을 위해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을 설립했다. 주식회사 설립 과정에서 공청회 등 충분한 공론화 절차가 없었다는 점과 당시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던 윤철호 전 회장이 대표로 있는 사회평론이 30%의 지분을 취득했다는 점 때문에 사유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출협은 “총 자본금 중 출협 지분 30%는 향후 증자 시에도 희석되지 않도록 정관에 명문화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출판인모임이 주최하는 서울제대로도서전은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서울 용산구 노들섬 노들라운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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