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상장사’ 태원물산, 발등에 불 떨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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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금융위는 해당 방안을 통해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상향을 조기에 실행하고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도 신설하기로 했다. / 뉴시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금융위는 해당 방안을 통해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상향을 조기에 실행하고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도 신설하기로 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팔천피 시대’가 본격화하는 등 주식시장이 활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편으론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추가 상향이 임박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가총액이 저조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장사들이 퇴출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무려 50년 넘게 코스피시장 일원으로 자리매김해온 태원물산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 기준 밑으로 떨어진 시가총액… 기준 추가 상향 ‘어쩌나’

‘부실 상장사’ 퇴출 강화가 임박해오고 있다. 약 2주 뒤인 하반기부터는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이 또 한 번 상향 조정되고,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도 퇴출 대상이 된다. 이는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발표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부실 상장사의 신속하고 엄정한 퇴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를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상향 조기화와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신설이다. 금융위는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었던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상향을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적용하기로 했다. 코스피시장의 경우 기존 50억원이었던 것이 올해부터 200억원으로 상향조정됐고, 이어 내년과 내후년부터 가각 300억원, 500억원으로 상향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새롭게 마련된 방안에 의해 올해 하반기부터 300억원, 내년부터 500억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아울러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에 주가 및 시가총액이 저조한 상장사들은 시장 퇴출 위기가 현실화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주가 반등 및 시가총액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과 동전주 탈출을 위한 주식병합 등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분주한 모습도 포착된다.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 퇴출에 박차를 가하고 나서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에 따른 상장폐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이주희 기자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 퇴출에 박차를 가하고 나서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에 따른 상장폐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이주희 기자 

1975년 상장해 무려 50년 넘게 코스피시장과 함께 해온 태원물산도 그중 하나다. 태원물산은 이달 초 주가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가총액이 200억원 아래로 추락했다. 심지어 지난 8일 장중 한때는 시가총액이 151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상장폐지 대상 기준을 밑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돼 30거래일 연속 상장폐지 대상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상장폐지 된다. 이미 관리종목 지정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건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추가 상향이 임박했다는 점이다. 약 2주 뒤인 7월부턴 현재 200억원인 기준이 300억원으로 올라간다. 다시 6개월 뒤인 내년부턴 500억원이다.

태원물산의 시가총액이 200억원을 넘기기 위해선 주가가 2,640원 이상이어야 한다. 300억원은 3,950원, 500억원은 6,580원 이상이어야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하반기부턴 지금 주가 대비 70% 가까이 올라야 코스피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내년부턴 180% 올라야 생존이 가능하다. 

최근 주가 및 실적 흐름에 비춰보면 난제가 아닐 수 없다. 태원물산은 2020년대 들어 단 한번도 흑자를 기록한 해가 없다. 2020년 적자전환해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매출 규모도 눈에 띄게 위축돼 2021년과 2023년엔 100억원도 못 채운 바 있다. 이에 최근엔 IP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섰지만, 시급한 당면과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으론 주가 반등을 통한 시가총액 확대가 승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태원물산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이 43.99%이며, 최대주주인 남기영 회장은 이 중 10.99%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에 입사해 2023년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후계자 행보를 걷고 있는 남윤현 전무의 보유 지분은 5.78%다. 앞서도 장내매수 등을 통해 지분을 늘려오다 올해 초 특수관계인과의 시간 외 거래를 통해 지분을 5%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승계를 마무리 짓기 위해선 남기영 회장의 지분이 남윤현 전무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때 주가가 승계비용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 코스피시장 생존을 위해 주가가 오르고 시가총액이 확대될 경우, 승계비용 부담 역시 커지는 구조다.

태원물산이 코스피시장 퇴출 위기에 맞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50년 넘는 코스피상장사 이력을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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