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급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0일 발표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 등 주요 승부처 패배의 여파가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다만 이러한 지지율 변화의 원인 중 하나로 중도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즉각 이 대통령은 “냉정한 국민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X(구 트위터)에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선거 전보다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 기사를 공유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하게 더 넓게 벌리고 더 많이 포용하며 더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선거 이후 흔들리는 민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50.4%로 나타났다. 여전히 긍정평가가 50%를 상회하고 있지만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은 직전 조사(5월 넷째 주) 대비 9.4%p 하락했다는 점이다. 부정평가가 상승했다는 점도 같은 흐름이다. 직전 조사에서 35.2%에 머물렀던 부정평가는 이번 조사에서 45.7%로 올랐다. 10.5%p 증가한 것이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3월 4주 차 조사에서 63.4%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60%대를 유지해 왔다. 완만한 하락세는 있었지만 큰 변화가 없던 상황은 이번 결과로 달라졌다. KSOI는 이러한 결과가 이번 지방선거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시장 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핵심 승부처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오면서 이러한 여론이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 투영됐다는 설명이다.
◇ 두드러진 중도층 이탈
무엇보다 이번 결과에서 중도층의 이탈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직전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긍정평가는 63.1%로 나타났지만 이번 조사에선 52.4%로 10.7%p 줄었다. 반면 중도층의 부정평가는 32.8%에서 44.1%로 11.3%p 늘었다. 이러한 흐름은 정당 지지도에서도 나타난다. 이번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 중도층은 36.9%였는데, 직전 조사 대비 11.7%p 감소한 수치다. 반면 국민의힘을 지지한 중도층은 30.8%로 직전 조사와 비교해 7.3%p 증가했다.
진영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은 중도층의 경우 국정 운영에 대한 ‘체감’으로 지지를 결정하는 경향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해석이다. 중도층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곧 국정 성과에 대한 국민적 체감이 크지 않다는 점을 의미하는 셈이다. 청와대가 이날 “국민께서 체감하시는 민생·경제 상황 및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복합적인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고 판단한다”며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나가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이유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를 곧바로 전체 민심의 변화로 해석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ARS 방식 조사 특성상 정치 고관여층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ARS 조사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고관여층이 주로 참여한다”며 “과거에 응답을 하지 않았던 보수층이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얻으면서 적극적으로 조사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추후 전화 면접을 통한 여론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민심의 변화가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평가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여론조사는 지난 8일부터 9일 양일간 통신 3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해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5.8%.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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