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6·3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가 막을 올린 모습이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던 김민석 국무총리가 사실상 당 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졌고, 친명계(친이재명계)에선 서울시장 선거 패배 등에 대해 정청래 대표의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 대표의 경우 ‘당 대표 연임 도전설’이 제기되며 김 총리와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전당대회가 2개월 넘게 남은 만큼, ‘전초전’의 성격이 강한 상황이다. 이에 향후 당권을 둘러싼 당내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 당내에선 ‘경쟁 과열’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다음 임무, 유능한 민주당 만드는 것”… 김민석, 사실상 출사표
조승래 사무총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해 오는 8월 17일 진행하는 것으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2024년 전당대회가 8월 18일에 열렸던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처럼 전당대회가 2개월 넘게 남은 상황에서 당 대표 후보군으로 정 대표와 김 총리, 송영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출마 의지를 밝힌 사람은 김 총리다.
김 총리는 전날(7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차기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자신의 X(구 트위터)에 “저는 대통령님께 총리직 사임과 민주당 복귀의 뜻을 말씀드렸다”며 “당에 돌아가 이재명 정부의 시대정신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기 위해서”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선과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는 무한책임을 가진 집권 민주당의 각성과 긴장,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의 집권 플랜을 설계하고 1기 내각의 총참모장을 맡았던 제 다음 임무는 기득권의 저항을 돌파하고 이재명 정부의 시대정신을 실현할 강력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적었다. 사실상 당권 도전을 시사한 것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김 총리에 대해 “김 총리의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은 잡음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제시하는 방향대로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고 치켜세우며 “이제는 (김 총리가) 또 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송 의원은 전날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정 대표의 거취와 호남 민심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친명계는 ‘정청래 책임론’ 부각
이처럼 친명계인 김 총리가 사실상 출사표를 던지고 송 의원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친명계는 선거 결과에 대한 정 대표 ‘책임론’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16곳의 광역단체장 기준 12곳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하고 부산 북갑과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자리를 내주며 ‘찝찝한 승리’, ‘반쪽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 친명계인 이언주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직을 전격 사퇴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번 6·3 지방선거 결과를 마주하며 민주당 최고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선거의 승패를 떠나 국민께서 보내주신 경고와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사실상 정 대표의 거취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송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현재 투표용지가 부족했다고 난리가 났는데, 당 경선을 일반선거와 적용하면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큰 승리”라고 한 점과 지방선거와 관련한 ‘백서’를 발간을 하기로 한 점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주말 페이스북에 “이번 지방선거가 전국적인 민주당의 승리이며 서울의 패배는 아프다는 식의 당 대표의 인식은 나태하고 만연하며, 민심과 너무도 차이가 크다”고 비판했다. 백서 발간에 대해선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는 서둘러 ‘백서’ 뒤로 숨거나 시스템의 문제로 돌릴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염태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번 6·3 지방선거는 사실상 민주당의 쓰라린 패배”라며 “그런데 패배에 대한 인정도, 그에 대한 책임을 말하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친명 단체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당 지도부는 승리한 지역의 숫자만 강조할 것이 아닌, 왜 서울에서 패배했는지, 왜 부산 북갑을 지켜내지 못했는지, 왜 평택을을 놓쳤는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이처럼 친명계의 정 대표를 향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친청계(친정청래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최민희 의원은 이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것에 대해 “이언주 의원님, 이 추위에 이러면 곤란하다. 책임있게 지도부로서 잘 마무리하시면 좋겠다”며 “김한길·안철수 식은 진부하다”고 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송 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전북지사 선거에 무소속 출마한 김관영 후보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실상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옹호한 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이런 일련의 언행은 기본적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무책임한 발언이고, 중대한 해당행위가 아닌가”라며 “선당후사 하신다면 당원들께 사과하시라”고 요구했다.
정 대표는 전당대회에 대한 특별한 언급없이 이날 이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늘 그래왔듯이 당정청이 합심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부터 솔선수범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당대회가 2개월 넘게 남은 상황에서 당권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당내에선 우려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박지원 의원은 “민주당 당권경쟁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며 “솔직히 너무 큰 염려가 엄습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피 터지는 전당대회는 불 보듯 대권 투쟁으로 이어지고 민생경제, 내란청산 3대 개혁은 실종된다”며 “총선 패배 정권 재창출하지 못하면 피 바람나고 다 죽는다. 조용한 전당대회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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