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 지 넉 달째에 접어들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우려가 전 세계 곳곳을 휘감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강화된 상황이다.
시장에선 전쟁이 종료된다고 하더라도 상당 기간 물가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국내 통화당국은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상황이다.
◇ 미국과 이란, 종전 협상 교착상태… 커진 물가 압력 어쩌나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양국은 종전 협의를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서명을 놓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휴전 합의 기간임에도 양측 간의 국사적 충돌이 산발적으로 이어지면서 지정학적 긴장감도 지속되고 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제 유가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 이상까지 치솟았던 휴전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다소 진정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너지 가격 불안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와 유럽 국가들은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먼저, 우리나라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은 물가 압력이 커짐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의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강하게 시사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연내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역시 인플레이션 우려에 강한 경계감을 갖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정책위원 9명 중 3명이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 금융 콘퍼런스 개막식에서 에너지 비용 급등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지난달 26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에너지 물가 충격을 거론하며 6월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슈나벨 집행이사는 1일 한은 별관에서 열린 ‘BOK 국제 컨퍼런스’에서 열린 정책 대담에 참여해 인플레이션 위험성을 재차 경고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유로 지역에서는 상품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와 같은 충격은 아니더라도 중동 사태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내에서도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리사 쿡 이사는 최근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하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는 발언을 했다. 미국 내 물가는 중동 사태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부담을 해소를 위해 통화정책 전환을 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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