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는데 변동금리로 몰리는 차주들…고정금리 비중 4년9개월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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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사진=연합뉴스

[포인트경제] 중동 사태 장기화로 시장 금리가 들썩이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진입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7%를 넘어선 상황에서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대출 금리가 연 8% 선을 뚫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높일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내면서 시장 금리가 즉각 반응하고 있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린 지난 28일 국고채 5년물 금리는 3.992%로 전일 대비 0.042%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고정형 금리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 역시 연 4.280%로 0.042%포인트 뛰며 대출금리 추가 상승 압박을 키우고 있다.

▲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 연 7.10%…하반기 연 8% 벽 뚫나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5년) 금리는 지난 29일 기준 연 4.26~7.10%로 집계됐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9일(연 4.25~6.85%)과 비교해 상단이 0.25%포인트나 급등했다. 이미 일부 은행의 금리 하단은 연 5%를 넘어선 상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현 연 2.50%에서 3.0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1월 추가 인상을 통해 최종 기준금리가 3.25%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예상이 적중할 경우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8%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오르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차주들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주담대 5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조건으로 연 4%에 빌린 차주는 매월 약 238만원을 갚아야 하지만 금리가 연 6%로 뛰면 월 상환액이 약 299만원으로 불어난다. 한 달에 내야 할 돈이 61만원 가량 급증하는 셈이다.

특히 신용대출 금리마저 오름세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5.63%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기준이 되는 금융채 단기(6개월) 금리도 지난 28일 기준 3.001%를 기록하며 다시 3%대로 올라섰다.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1865조8000억원으로 1900조원 돌파를 앞둔 상황에서 차주들의 경고등이 켜졌다.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게시된 매물정보들 /사진=뉴시스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게시된 매물정보들 /사진=뉴시스

▲ "당장 이자 아끼자"…고정금리 비중은 4년9개월 만에 최저 역주행

이처럼 금리 인상기가 예고됐음에도 현장에서는 변동금리를 택하는 차주들이 늘어나는 역주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지난달 47.8%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21년 7월(43.9%)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바로 전월(60.8%)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13%포인트나 폭락하며 변동금리 비중이 고정금리를 추월했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눈에 띄게 높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6개월 변동금리는 연 3.63~6.03%로 고정금리(연 4.26~7.10%)보다 하단과 상단이 0.63~1.07%포인트가량 낮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경우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낮고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등도 고정금리가 최대 1%포인트 가까이 높게 형성돼 있다. 당장 눈앞의 이자 비용을 아끼려는 차주들이 금리 상승 위험을 감수하고 변동금리로 몰리는 이유다.

은행권에서는 당장 이자 부담이 낮은 변동형 주담대를 선택한 뒤 추후 갈아타기를 노리는 전략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됐지만 당장 내야 하는 이자 차이가 크다 보니 변동형 선택이 일시적으로 몰리고 있다며 통상 0.6% 내외인 중도상환수수료율을 감안하더라도 3년이 지나 수수료가 면제되는 시점이나 향후 금리 정점 부근에서 고정금리 등으로 대환대출을 하는 것이 실익이 클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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