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국제결제은행(BIS)과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 국제금융협회(IIF), 글로벌 40여개 금융기관들이 2년간 공동 구축해 온 국가 간 디지털 결제 시스템 ‘프로젝트 아고라(Project Agorá)’ 프로토타입이 마침내 공개됐다.
27일(현지시간) BIS는 결과 보고서를 통해 프로젝트 아고라 프로토타입의 성공적 기술 검증을 밝히고, 추후 실제 자금을 활용한 후속 실거래 테스트(RVT) 단계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20조달러' 국가 간 디지털결제...'저렴·투명·안전하게' 실시간으로?
이번 프로토타입 검증에서는 △다중통화 실시간 동시결제 구현 △국경 간 결제 효율성 향상 △토큰화 환경에서의 통화 단일성 유지 등의 가능성 등을 확인했다. 또한 기존 은행 시스템의 안전성, 신뢰성 및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국가 간 지급체계 구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BIS에 따르면 국가 간 결제 규모는 2024년 기준으로 195조달러(약 29경4천조원), 오는 2032년에는 320조달러(약 48경2천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국가 간 결제 구조는 수십년 전 구축된 '환거래은행' 체제에 머물러, 시차나 영업시간·순차적 처리 등의 영향으로 병목현상과 비싼 비용·유동성 문제가 지적돼왔다.
프로젝트 아고라는 이같은 비효율성 해소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분산원장기술·DLT)과 자동 금융 거래 시스템(스마트 계약)을 기반으로, 토큰화된 시중은행 예금과 중앙은행 지급준비금을 하나의 공유 플랫폼에 모았다. 이를 통해 국가 간 다중통화 결제와 스마트계약으로 지급 실행이 가능해지고, 이는 향후 비용이 낮고 투명한 24시 실시간 국제 송금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각국 법적 체계·반대여론·국내 규제 과제...美 CBDC 인프라 모색?
고무적인 결과에도 상용화까지는 과제는 남아있다. 토큰화된 지급준비금과 예금은 전통적 계좌 기반 화폐와 동일한 법적 특성을 인정받았지만, 각국의 법적 체계와 부합하는 기술·운영·계약적 사안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반대 여론도 변수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 2024년 5월 연준(Fed)이 의회 허가 없이 CBDC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CBDC 발행 금지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다만 당시 법안 통과를 주도한 공화당은 현재 이란 전쟁 장기화와 물가·유가 상승 등으로 세가 약해진 상황이다.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는 최근 런던에서 열린 디지털티머니 서밋 2026에서 마사드 전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 의장의 인터뷰를 인용해, 미 당국자들이 아고라에 참여했고 CBDC 인프라를 조용히 모색 중이라고 달라진 분위기를 암시했다.
국내는 규제 환경과의 조율이 숙제다. 한국은 개인정보 및 고유식별정보의 해외 보관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국내 기관 참여 시 데이터 거버넌스 설계에 변수가 될 수 있고, 그 외에 사이버보안과 운영 복원력 및 실시간총액결제시스템(RTGS)과의 연동 등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거론된다.
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 검증 나서...'프로젝트 한강'도 주목
국내 은행권들은 이미 실거래 검증에 나섰다. 지난 2024년 4월 3일 한국은행이 프로젝트 아고라 추진을 발표하며 전한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 NH농협·IBK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각 은행들은 이번 프로토타입 검증 성과를 바탕으로 후속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국내 유일한 민간부문 리드 기관으로 글로벌 주요 기관과 함께 사업·기술·법률 분야 핵심 논의를 주도했다. 향후 실제 자금을 움직이는 RVT에 참여해 본점과 해외 네트워크를 연계한 원화 기반 예금토큰의 글로벌 결제 활용 가능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통한 거액 결제 효율성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은행이 국내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화폐 실거래 테스트인 ‘프로젝트 한강’ 2단계에도 본격 참여해 사용처 확대와 개인 간 송금 기능 추가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은 이번 검증을 통해 다중통화 기반 실시간 동시결제 및 토큰화 환경에서의 통화 단일성 유지 가능성을 확인했다. 농협은행 역시 향후 실거래 테스트 단계에 참여하는 한편,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에도 지속 동참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BIS 경제보좌관 출신의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아고라의 핵심 개념인 ‘통합원장’ 정립에 기여한만큼, 관련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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